미대 졸업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헤디입니다. 저는 개인 및 기업과 협업하며 외주를 받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동화책에 들어가는 글과 그림을 주로 창작하고 있어요.
오늘은 미대 졸업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미대 진학을 고민하시는 분들, 미대에 재학 중이신 분들, 미대를 졸업하신 분들 등 다양한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을 다닐 때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정말 고민이 많았던 터라, 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다만 오늘의 이야기는 저와 제 주변 경우를 토대로 한 것이고, 제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갈 예정이니 이 점 꼭! 참고해 주세요. ‘미대를 졸업하면 이렇다‘라는 절대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 기억해 주세요. 대학, 개인의 역량,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럼 긴말하지 않고, 여러분이 궁금해하시는 지점에 대해 바로 말씀드릴게요. 미대를 졸업하면, 어떨까요? 저는 순수 예술 전공의 경우 그 전공’만으로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꽤나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추가적인 노력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그럼 그 이유에 대해 저와 주변의 경우를 예시로 들어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
저는 중학생 때부터 ‘동화 일러스트레이터‘가 꿈이었어요. 그림책에 들어가는 글과 그림을 작업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미대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실기와 성적 준비를 했어요. 그렇게 서울에 있는 4년제 미술대학 서양화과에 입학합니다.
졸업을 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준비했어요. 처음에는 수작업으로 작업을 이어갔는데요, 아무래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디지털 드로잉 툴은 다룰 줄 몰랐기에, 돈을 모아서 아이패드를 구매했어요. 그렇게 디지털 드로잉 포트폴리오도 함께 쌓아 나갔습니다. 포토샵, 인디자인,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툴도 추가로 배웠어요. 그렇게 어느 정도 스킬과 포트폴리오가 쌓이자 일이 점차 들어왔어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사실 이러한 툴은 디자인과에서 다루는 부분이라는 것이에요. 저의 주 전공 이외에 추가적인 노력을 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럼 이제 제 주변의 케이스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회화 전공을 살린 경우를 먼저 볼게요. 작가가 되어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분들도 봤구요. 미술 학원이나 교육기관에 취업 혹은 화실이나 공방을 차려 교육자로 방향을 트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또 저처럼 추가적인 기술을 접목시켜 상업 예술 쪽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어요. 일러스트레이터, 타투이스트, 영상 제작가, 디자이너 등이 있겠네요. 또 자신이 가진 미술 이론 지식을 심화하여 미술관에 취업하거나 큐레이터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졸업 후 전공을 살리지 않고 아예 다른 길을 걸어나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회사에 사무직으로 들어가거나, 개인 사업을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자신의 성향, 지향점, 경제적인 가치관, 환경에 따라 진로는 보다 다양해집니다. 각자 자신의 길을 찾아서, 나아갑니다.
진로가 참 다양하죠? 여러분도 느끼셨겠지만, 본인이 추가적인 기술을 익히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경제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워요. 무언가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전공을 살리면서도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작가가 된다고 하더라도, 요즘 자기 PR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무슨 일을 하든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야 하죠. 그 과정에서 홍보 마케팅, 비즈니스, 프로그램 사용 등의 스킬이 필요합니다. (물론 실무에서 직접 부딪치며 배우는 것도 많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전공을 살리든 다른 길을 가든, 순수 예술 전공, 즉 그림 그리는 기술 자체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라고 할 수 있죠.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이 미대(순수미술) 재학 중이시라면, 본인의 전공 외의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꼭 특정한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찾아서 경험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대학은 배움의 공간인 만큼 다양한 수업을 들어보고 자신의 소양을 키워 나가는 거죠.
꼭 수업이 아니어도 좋아요. 내 취향과 미감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해요. 기술은 사실 우리 젊기에, 금방 배우잖아요. 하지만 ‘보는 눈 기르기’는 단번에 되지 않거든요. 이제 곧 여름방학인데, 전시와 책을 많이 보시는 것 추천해 드려요.
마지막으로 저 솔직히 고백하자면, 사실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제가 일러스트로 밥 벌어먹고 살 줄 몰랐어요. 확신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대학 생활 동안 경험한 것들이 자양분이 되어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해요. 본질에 집중하면, 이후 언젠가 꼭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의 글은 여기서 마칠게요. 일러스트레이터 헤디였습니다. 오늘의 글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