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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도담 Dec 08. 2024

뜨개질로 얻은 깨달음

이제는 배울 때도 가르칠 때도 웃으며 다정함을 장착하자

지난 금요일 뜨개질 원데이 수업에 참여했다. 우연찮게 뜨개질로 만든 예쁜 미니 트리를 보며 뜨개질에 호기심이 생겼고, 마침 사이즈도 작고, 수업시간도  2시간이라 신청해 보았다.

참고로 나는 뜨개질에 대한 기초 지식이 1도 없는 여자 사람이다. 손으로 만드는 것에는 사실 관심과 흥미가 없어 그동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뜬금없이 뜨개질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한 이유는 너무 기초 지식이 없다 보니 뜨개질할 작품의 사이즈도 작고, 두 시간이면 나도 할 수 있겠지 하는 무지함에서 비롯되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다.


시작부터 뭔가 삐걱 거린다. 그래도 따라가고자 애썼다. 근데 실과 바늘이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았다. 1시간 정도는 다들 버벅 거렸고 '나만 어려운 게 아니구나!'하고 생각했다.


문제는 두 시간 수업인데 한 시간 남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다들 감을 잡은 것인지 제법 손이 빨라진다. 나도 조금 감은 잡았으나 손이 느렸고 풀고 다시 하고를 반복하느라 트리는 귀여운 골무가 되어 있었다.


강사님의 배려로 3시간 이상 수업이 진행되었다.

뜨개질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수업은 더 재미났을 테다. 처음 하는 나 역시 관심이 생겼으니 말이다.


솔직히 가르치는 입장에서 속이 터졌을 것 같았다.

나는 마치 초등학생인 내가 미적분을 배우는 기분이 들었다. 그 정도로 손재주 없는 내게는 인내와 끊기가 필요한 시간이자 수행의 시간이었다. 


다른 참여자들 역시 강사님의 관심이 필요했으나 열등생인 내가 강사님의 관심을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 다시 한번 여러분들의 배려에 감사합니다."


나는  강사님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엄마로서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 줄 때 친절함을 장착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그동안 나의 태도에 대해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이 나의 뇌에 자극을 준 시간이기도 했기에 앞으로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것을 접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으며 친절함이 주는 힘을 느낀 시간이었다.


사람이 독서를 하고,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고, 종교적 말씀을 통해서만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타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볼 때에도 그리고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고, 반성함으로써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깨달음이라는 것이 부처님과 같은 신적인 존재, 현자의 깨달음과는 다소 깊이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본다.


속마음은 어떨지 몰라도 친절함을 장착한 강사님 덕분에 결과물을 완성하지 못했으나 새로운 것을 시도해 봤다는 기쁨과 나의 꽝손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웃음으로 마무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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