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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도담 Dec 04. 2024

1,500원의 행복

소확행 :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최근 나는 일주일 이상된 기침에 의해 기력 저하와 약 복용 후 찾아오는 졸음으로 다소 침체된 상태로 생활 중이다.


비록 조금 침체되어 있으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상태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나름 아주 편안한 상태로 독서와 필사로 시간을 보낸다.


필사를 하다 보니 마치 요일별로 다른 드라마를 보듯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게 된다. 그중 지인의 추천으로 하은명 작가님의 "나쁜 와이프가 행복하다"라는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기존에 읽던 류의 책은 아니지만 주부라서 공감할 내용이 많겠거니 하며 읽는데 책장이 술술술 물 흐르듯이 넘어간다. 


흔하디 흔한 이야기지만 읽다 보니 누가 내 이야기를 쓴 건가 싶은 부분도 있고, 단순히 부부사이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살아가며 공감 가는 좋은 내용도 많았다.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이든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당신이 부러워하는 누군가의 삶에도 고충은 있고 마냥 부러워 보이는 친구들에게도 삶의 고민은 있게 마련이다.

육아의 주체는 엄마가 아니다. 그저 옆에서 사랑과 응원을 보내는 조력자일 뿐이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을 위해서 헌신하며 스트레스받는 엄마보다 유쾌하고 능력 있는 엄마,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한다.

나쁜 와이프가 행복하다 中

그래서 자주 펼쳐 보고 싶었고, 필사로 남기고 싶은 글도 많아 구매를 하고자 폭풍검색을 했더니 절판되고 새책은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온라인 중고서점 알라딘에서 현재 판매 중 이었다. 판매 목록을 훑어보니 1,500원이라는 숫자가 보인다.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그리고 그 책을 찜 한 후 택배로 받아야지 하고 생각한 순간 판매점 지역명이 눈에 띈다.


신랑의 회사가 있는 지역이었고, 신랑에게 알아보니 회사와 가깝다며 그 책을 구매해서 오겠다고 했다.


이미 다 읽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괜히 기다려졌고, 책 상태는 어떨까 궁금했다. 신랑이 도착하자 내게 책을 내미는데 책 상태가 기대 이상으로   같았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 득템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너무 착한 가격에 원하는 책을 구해서 좋았고, 게다가 새  같은 컨디션이라 급격히 기분이 좋았다.


명품백을 받은 들 렇게까지 좋을까 싶을 만큼 기분이 좋았고, 순간 행복감 마저 느껴졌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 기쁘고, 좋은 감정이 들자 행복이 따로 있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1,500원을 주고 산 책을 명품백에 비교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거짓말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으나 이것은 개인이 생각하는 물건에 대한 가치의 문제이다.


행복이란 감정 자체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개인의 취향도 반영된 것이다.


1,500원의 행복!


고가의 명품 선물을 받으면 기분은 당연히 좋을테지만 그만큼 투자했으니 그만큼의 기분은 당연하다 여겼을 것이다. 그리고 기분이 좋지 행복까지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소장하고자 마음먹은 순간부터 내게 가치가 있었고, 그 가치 있는 것을 저렴한 가격에 구했다는 것에 감사했으며 스스로가 똑똑한 소비를 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 있었다.


게다가 공식적인 휴게시간인 점심시간을 이용해 책을 사다주며 내게 전화로 이것저것 알려주는 신랑에게 자상함도 느꼈다.


그러니 좋은 기분을 넘어서 행복감도 느꼈던 것이다.


이 책을 받은 날 나는 제대로 소확행을 실천하고, 느꼈다. 그리고 동안 행복을 추구하던 내 마음에 대해 과연 내가 원하는 행복이 어떤것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되었다.


나는 우리가 지나치는 사소한 일들에 많은 가치와 행복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과 나의 상황들이 이제는 달리 보인다.


사람들이 사화적인 분위기와 높은 기대치에 자신의 행복을 놓치며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글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누군가 이글을 읽는다면 누구에게나 행복은 항상 곁에 있음을 알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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