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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미 Sep 19. 2024

돌이야. 누나는 아직 널 못보내겠어.

너를 위한 기도.

네가 누나곁에 없다는 게 아직도 현실같지 않고 마치 누군가 너를 강제로 빼앗아간 것같은

그래서 너를 되찾아와야 할 것 같은 이 억울함과 답답함을 누나는 어쩔줄을 모르겠다.


돌이야. 너는 어딘가에서 잘 있니?


사람들은 그곳이 무지개 다리 건너라고도 하고 하늘나라라고도 하는데...

누나는 그곳이 어딜까. 어떤 곳일까. 그곳에서 넌 행복할까.....네가 잘있는지 너무 궁금해....

혹여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란게 있다면 너는 어떤 존재로 다시 환생했을까?...

그렇다면 누나와 새로운 인연을 맺으러 와줄까... 아님 멀리 멀리 다른 인연을 맺으러 갔을까..

별의별 생각을 다 해보곤 해.....


네가 떠나고 난 뒤 49일동안 누나는 매일 향을 켰었어.

불교에서는 영혼이 49일간 여러가지 선택을 한 다음  그 선택 끝에 다음 생을 결정한다고 해서....

네가 가장 좋은 선택을 하길  누나는 매일매일 빌었어.

그리고 만약 네가 어떤 존재로 다시 환생을 택한다면 언제 어딘가에서

누나와 다시 인연을 맺었으면 좋겠다... 하다가도

아니 그것보단 네가 제일 좋은 존재로 가장 행복한 존재로 다시 환생하길 바라기도 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마음으로 매일 너를 위해 기도했어...


너를 위한 기도…



제일 중요한 선택을 한다는 49일째 되는 날엔

네가 사람이 아니라. 너의 명복을 당당하게 빌 수 없는 것이 너무 애통하고 억울해서

가지도 않던 절에 가서 혼자 너를 위해 기도를 오래 하기도 했어...

네가 제일 좋은 선택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날 절 마당 벤치에 앉아 법당에서 들려오는 스님의 불경 소리를 들으며

너는 영혼이 맑고 깨끗하고 의젓한 아이였으니까...

당연히 좋은 선택을 해서 좋은 곳에 머물거나 아님 좋은 환생을 할거라고...누나는 확신했어.

그래도 그 확신 위에  

누나의 기도 하나가 너의 다음생에 아니면 네가 있을 어떤 곳에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누나는 바라고 또 바랬어...


얼마전 누나가 머리를 자를 때면 네가 따라 가곤 했던 동네 미용실의 디자이너 선생님인 루루엄마를 만났어.

너보다 먼저 아팠던 루루는 여전히 투병중이지만 잘 버티고 있대.

솔직히 참 부러웠어...

너도 그렇게 오래 누나 곁에 있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를 이뻐했던 루루엄마도 너없이 누나 혼자 미용실에 온게 너무 허전하고 이상한지

조금 어쩔줄을 몰라하며 누나를 위로해주셨어.


누나가 너무 힘들어 하니까 그게 당연한거라고

네가 누나한테 자식이고 친구고 동생이고 애인이고 영혼의 반려같은 존재였기때문에

그래서 너무 힘든거라고...

아픈 루루를 보면서 자신도 그런 너무 소중한 존재를 잃을까봐 매일 노심초사한다면서...


그러고 보니 너는 너무 많은 역할을 누나에게 해주느라 책임이 무거워 힘들었던 걸까...

그래서 그렇게 서둘러 책임을 벗고 훌훌 누나 곁을 떠나 버린걸까....

네가 했던 그 모든 역할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네가 얼마나 누나를 위해 애써주었는지...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이제와서 깨닫는 누나는 참 바보다 그치...


돌이야.

네가 지금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던 이제 누나는 하나만 빌께.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 자신만을 위해서 지내기를.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기에 앞서 너부터 행복하기를

누군가를 바랄 게 아니라 스스로를 바라고 지내기를...


언제나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돌이야...

그곳이 어디든 잘 지내야 해....

아니 잘 지내고 있지?


 누나는 기도하고 또 기도할께.


202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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