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의 소설들
쇼코의 미소, 밝은 밤, 내게 무해한 사람
나는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는 아니다. 내 주류 분야는 철학, 심리학. 그리고 약간의 고전 문학이다. 다만 읽게 되면 하루키의 소설들. 그의 소설에 끌리는 이유도 그가 세상을 묘사하는 방식이 굉장히 현학적인 면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런 독자인 나에게 소설은 잘 맞지 않는다. 특히 감성이 녹아있는 소설은. 고전문학도 카뮈의 이방인이나 인간실격등 굉장히 감성과는 거리가 먼 소설들을 좋아한다.
그럼에도 대학생 때부터 좋아했던 작가가 있다면 최은영이다. 우연히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를 읽게 되었고. 그녀의 맑은 마음이 너무나도 부러워졌다.
최은영은 마음이 여려 인간관계에서 울컥한 감정들을 삼켜내는 미련한 고슴도치들을 묘사한다. 여리고 여려서 쉽게 상처받는 고슴도치의 마음을 그녀는 이리도 잘 알까.
타인을 상처주기도 스스로가 상처받기도 싫어해 관계 속으로 뛰어들지 않는 사람들. 고슴도치들의 마음. 하지만 그래서 맑고 순수한 마음의 사람들이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그녀의 이야기
나는 왠지 마음이 투명해지고 싶을 때. 문득 울컥해져서 스스로의 눈물에 위로받고 싶을 때 그녀의 소설을 읽는다.
그녀가 써 내려간 이야기는 맑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