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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 달려본 남자 Jun 23. 2024

해외기후환경과 자동차(1)

사막에서는 타이어 공기 빼라

사막에서 타이어 공기빼고 SUV투어


 중동은 우리나라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수출시장중의 하나이다. 그동안 여러가지 건설공사에서 성실함을 보여왔던 한국 과 LG, 삼성, 현대자동차등 한국제품에 대한 호감이 매우 크다.

사막지역이 대부분인 매우 덥고 건조한 혹서지 지역이라서 신차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이곳에서 냉방성능등 다양한 현지시험을 진행한다. 물론 연구소에 있는 고온챔버 (차량을 넣은 다음 원하는 고온을 유지하면서 성능시험을 하는 진행하는 장비)에서 혹서지를 묘사한 각종 성능시험을 진행하여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지만, 마지막으로 현지조건에서 자동차를 주행하면서 최종 확인시험을 하는 것은 가끔식 놓치기 쉬운 문제를 마지막으로 개선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아랍에미레이트(UAE)는 매우 중요한 혹서지 시험장소이다. 가장 큰 중동 자동차수출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위장막을 씌운 개발차량 (개발차량은 아직 모델을 공개하면 안되서 차체위장과 검은색 위장막을 씌운채로 시험을 해야함)의 주행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주행이 가능한 아랍에미레이트(UAE)에 거점을 마련하게 되었다.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는 해가 지고나면 건조한 지역인 만큼 사막으로 나오면 대낮의 뜨거운 열기는 없어지고, 다소 시원함 마저 느낄 수 있다. 이때쯤이면 가족끼리 나와 아이들과 운동도 하며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족과 즐기는 것중 하나가 저녁무렵 SUV차량을 가지고 사막 모래 위를 주행하면서 투어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도로에서 주행하는 상태로 사막에 들어가면 모래에 차량이 빠지므로, 이런 투어를 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정상이 33 psi인 타이어 공기압을 20 psi정도로 1/3정도를 빼서 모래에서 타이어 접지 면적을 키우는 것이다. 

 사막에서는 엔진의 구동력이 부족하거나 타이어 접지 면적이 크지 않으면 모래언덕에서 올라가지 못하게 되고 이때 무리해서 계속 가속악셀을 누르게 되면 자동변속기라도 동력을 전달하는 내부의 마찰클러치가 계속 미끌리면서 타버리게 된다. 

모래 위를 서서히 차량동력으로 전진하다가 모래 언덕아래로 내려 갈 때는 중력에 의해 미끌리게 내리가면서 차량의 균형을 잡는 것이 사막에서 운전할 때만 느낄 수 있는 다이나믹한 재미가 있다. 물론 가끔 모래에 빠지게 되면 다른 차량들의 도움을 받아 와이어를 연결하여 탈출 하기도 한다. 이런한 투어를 하기 전에 차량에 모래를 다루기 위한 삽과 견인와이어가 항상 준비되 있었다.


 1990 초기에 싼타페를 처음 개발하여 다양한 국가에 수출하기 위해 개발시험을 하던 시점에 에서 아랍에미레이트(UAE) 혹서지 현지시험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때 그 당시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제법 잘 팔리던 Toyota RAV4 차량들을 몰고 저녁 무렵에 모래 위에서 주행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현지딜러에 문의를 해보니 SUV차량으로 이러한 사막주행을 자주 한다고 하였다. 우리 개발차량도 사막에서 주행하면서 문제없는가를 확인해봐야겠다 싶었다. 

 

하지만 현지 고객사용 조건을 시험해 보겠다는 욕심에 그대로 사막으로 돌진한 꼴이 되었다. 

타이어 공기를 빼서 접지면적을 늘리는 것 등 사막주행 지식과 경험이 전혀 없었던 까닭에 얼마가지 않아서 결국 모래에 빠지게 되었다. 물론 삽과 와이어도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라 꼼짝없이 움직일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빠져나오려고 엑셀을 무리하게 밟는 바람에 슬립이 발생하여 변속기클러치가 타버려 차량의 구동력 마저 상실해버렸다. 안타깝게도 첫번째 시험에서 지나가던 다른차량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와 차량을 견인해야 했었다. 

이러한 실패가 바탕이 되어 다음부터는 사전준비작업 부터 현지시험전 한국 모래사장에서 예비시험까지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래사장이라던지 진흙탕에 빠지는 경우에는 무리하게 가속페달을 밟지 말고 약 1/3정도 타이어 공기압을 빼서 타이어 접지면적으로 크게하면 빠져 나올 수 있다.


 현재는 많은 신기술들이 개발되어 지금 판매되는 4륜구동 SUV에는 터레인모드(Terrain Mode)라는 기능이 장착되어 있다. 이버튼을 누르면 엔진, 변속기, 4륜구동, 로직등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최적화하여 모래나 진흙탕에서 타이어 공기압 빼지 않고도 쉽게 빠져 나올 수 있다.


 아랍에미레이트(UAE)에는 이러한 자동차 사막주행은 투어로 상품화되어 있어 손님을 태우고 SUV로 사막의 언덕을 주행하고, 중간 오아시스에서 식사와 휴식을 취하며 집시들의 밸리댄스를 구경 할 수 있다.  아랍에미레이트(UAE)를 방문하는 기회가 있으면 참여해보면 좋을 듯하다.

(사막을 주행중인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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