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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의 딸(30)

일월수목원

by 좀 달려본 남자

일월수목원


'내 딸의 딸'이 눌러앉고 약 3개월이 지나던 작년 10월에 집 근처에 있는 일월수목원 연간회원권을 신청하였었다.


일월수목원은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에 있는 식물원으로 23년 5월에 개장을 하였다.

이 동네에서 거의 30여 년을 살고 있는 터주대감인 나로서는 전에 그곳에 과수원, 배추밭, 그리고 비닐하우스 꽃집이 있던 것들을 모두 기억한다. 2022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개장하였을 때 완전히 변한 모습이 신기하였다. 온실부터 야외정원까지 산책하기 좋게 잘 꾸며 놓았다.


그동안 잘 가지 않다가 '내 딸의 딸'이 오면서 자주 찾는 곳이 되었고 나와 아내 내 딸과 사위 가족 모두가 지난해 10월 연간회원권을 신청하게 되었던 것이다.



신청하고 얼마 되지 않아 겨울철이 되었는데 일월수목원 로비에 가면 나비정원에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따뜻한 온실정원도 있어 '내 딸의 딸'을 데리고 겨울철에도 외출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올여름에 일월수목원 입구로비로 놀러 가면 밖은 더운 날씨임에도 로비 안은 에어컨 나와 시원하였고, 커다란 통창문을 통해 보이는 잔디밭도 싱그러웠고, 로봇이 로비를 돌아다니면서 안내도 하면서 사진을 찍어 주어 재미도 있어서 이곳에서 '내 딸의 딸'과 여름도 잘 보냈다.


얼마 전에는 친할머니 생신 때 오랜만에 만나는 본가의 친할머니, 친할아버지와 시간을 가지면서 얼굴을 익히는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하였다. '내 딸의 딸'을 키우는 우리 집으로 오셔서 오랜 시간을 보내시라고 하기가 껄끄러웠는데 집 근처에 일월수목원이 있어 여기서 만나 공원을 산책하면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였는데 서로 불편함이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올봄에는 유아 때부터 물을 좋아하는 '내 딸의 딸'에게 흐르는 시냇물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주변에 마땅한 곳이 없었는데, 유모차에 '내 딸의 딸'을 태우고 일월 수목원에 가면 인공적으로 만들었지만 조그만 시냇물을 만날 수 있고,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 딸과 사위도 오랜만에 우리 집에 '내 딸의 딸'을 만나러 오게 되면 보통 집에 있기보다는 키즈카페나 스타벅스 정도 '내 딸의 딸'을 데리고 가지만, 일월 수목원을 같이 걷거나 유모차에 태워 바람을 쐬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최근에는 입구 로비에 있는 '나비정원'이 다른 식물정원으로 바뀌어 '내 딸의 딸'이 나비 어디 갔어? 하면서 매우 아쉬워한다. 그동안 자주 가니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것 같다.


벌써 연간회원권을 끊은 지 1년이 지나가고 있다.

며칠 전 내 딸과 사위가 연간회원권을 바로 연장하였다. 자기들 집이 서울에 있는데....

헉! 아니 '내 딸의 딸'을 언제까지 맡겨놓으려고!!!


그래도 아파트 바로 앞에' 내 딸의 딸'이 좋아하는 까치가 노는 엘지 '황새말공원', 그 앞에 '내 딸의 딸'을 귀여워해주는 아줌마들이 모이는 ' 교통회관'과 더불어 '일월수목원'이 집 근처에 있어 고맙다


" '내 딸의 딸'은 약 5개월 될 때 내 딸이 사위와 함께 해외출장을 가게 되어 잠시 맡아 주기로 하고 우리 집에 오게 되었는데 20개월째 되는 지금까지 눌러앉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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