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사춘기
유아 사춘기
20개월을 지나면서 ‘내 딸의 딸’이 안 하던 밥투정을 다하고, 엄마, 아빠에게 조그만 거스르는 일이 있으면 소리를 질러 대기도 한다.
그래도 다행히 같이 지내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잘 따른다
내가 출장 가고 없는 동안 내 딸과 사위가 '내 딸의 딸'에게 점심밥을 먹이려고 하는데 갑자기 싫다고 거부하면서 '할아버지'를 찾으며 대판 우는 동영상을 보내왔다. 평소에 그 정도 애틋하게 할아버지를 찾지는 않았는데 최근 엄마, 아빠 앞에서 유난히 찡찡 거리는 거 같다.
이전에는 잘 먹던 밥도 최근에는 자기 밥은 안 먹고 할아버지 밥을 뺏어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것을 보고 억지로 엄마, 아빠가 밥을 먹이려고 하면 그릇을 던지면서 거부하는 반면, 할아버지나 할머니 밥을 떠주면 잘 먹어서 오랜만에 집에 온 엄마, 아빠가 서운함으로 표현하여, 나와 아내 보고 자기들이 집에 와서 '내 딸의 딸'을 보면 안 보이는 곳으로 피해 달래서 근처에 커피숍으로 몇 번 피신하였다.
평소에 잘 차던 기저귀도 안 차겠다고 도망 다니기도 하고 해서 이전과는 다르게 변해버린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되어 최근에 무슨 심리적 요인이 있나 걱정이 많이 되었다.
'내 딸의 딸'이 걱정이 되어 내 딸과 사위가 너무 가끔씩 와서 낯설어해서 그런가 하고 우려도 되어 내 딸과 사위에게 "아이와 좀 더 시간을 많이 가지라"라고 한마디 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자기 자식이니 걱정이 나보다 더 하겠지!" 하면서 참았다.
그런데 이러한 20개월 '내 딸의 딸'의 심리적 변화에 대해 걱정이 되어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웬걸!
‘내 딸의 딸’만 그런 게 아니라 거의 대부분 20개월이 지나가는 시기에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고 엄마들의 아우성이 많이 나와있었다.
이때 시기를 '제접근기'라는 용어로 불렀다.
제접근기는 엄마가 본인과 떨어져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고부터 아이가 불안감을 느끼는 시기로 엄마에게서 분리되어도 안전한 지를 계속 확인받고 싶어 하는 시기란다. 이러한 이유로 울기도 하고 짜증도 낸다고 한다.
일명 ‘유아 사춘기’ 란다. 아! 그런 게 있었구나 란 생각이 든다.
내 딸 키울 때는 이런 것 몰라도 잘 키웠는데.....
오늘 아침 새벽에 출장을 가지 위해 집을 나서는데 어제저녁 투정 부리다 늦게 잠든 ‘내 딸의 딸’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 빨리 유아 사춘기를 극복하고 씩씩한 ‘내 딸의 딸’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아기들도 사춘기를 겪는구나!
" '내 딸의 딸'은 약 5개월 될 때 내 딸이 사위와 함께 해외출장을 가게 되어 잠시 맡아 주기로 하고 우리 집에 오게 되었는데 21개월째 되는 지금까지 눌러앉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