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식용유 1큰술/ 소고기 800g (국거리용)/ 베이컨 100g/ 양파 2개/ 다진 마늘 2쪽/ 당근 2개 (중간크기)/ 양송이버섯 160g/ 말린 타임 1 작은술/ 밀가루 1 큰술/ 사과식초 1 작은술/ 토마토 퓨레 1 큰술/ 소고기육수 300ml/ 브라운에일 300ml/ 소금 1 작은술/ 갈아놓은 검은 후추 1 작은술/ 계란 노른자 1개/ 페이스트리 950g 정도
계량용어: 큰술=테이블스푼 (15ml)/ 작은술=티스푼 (5ml)
1베이컨을 3cm 정도 크기로 썰고, 달구어진 펜에 식용유를 두른 후중불에서 5분간 익히고 꺼낸다. 같은 팬에서 소고기를 10분간 갈색이 될 때까지 골고루 잘 익혀서 잠시 보관한다. (소고기는 약 2~3cm로 잘라진 국거리용 고기가 좋다.)
2 당근, 양파, 버섯을 3cm 정도 크기로 썬다. 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야채를 중간불에서 약 5분간 볶은 후 다진 마늘, 밀가루, 타임, 식초, 토마토 퓨레, 육수, 에일, 소금, 후추, 소고기와 베이컨을 넣고 잘 섞으며 걸쭉해질 때까지 약 1시간 동안 끓인다.
3오븐을 200도로 예열한다. (팬오븐 180도/ 가스오븐 6)
4오븐용 파이 디시(26~28cm)에 버터를 충분히 바른다. 페이스트리를 550g만5mm 정도 두께로 밀어 파이 디시에 깔아준다. 페이스트리는 파이 디시의 옆면 위로 걸쳐 칠 만큼 약간 더 높게 깔아 준다.
5 조리된 속 재료를 페이스트리 위에 올린다. 페이스트리 가장자리에 우유를 바르고, 남은 페이스트리도 5mm 정도 두께로 밀어서 뚜껑처럼 덮어준다. 밑에 부분과 윗부분 페이스트리의 가장자리를 포크로 눌러 붙이며 모양을 다듬고, 가장자리 주변에 남은 부분을 잘라낸다. 페이스트리 윗부분 전체에 우유를 발라 코팅하고, 파이 윗부분에 살짝 칼집을 낸다. (남은 페이스트리가 있다면, 장식을 만들어 올려줘도 좋다.)
6 페이스트리가 노릇노릇 해 지고 전체적으로 부풀어 오를 때까지 20분 정도 오븐에서 굽는다. (페이스트리 두께나 오븐디시 크기에 따라, 페이스트리의 색 변화를 확인하며 굽는 시간을 조절한다.)
한국의 지인들이 영국을 대표하는 전통적인 음식이 뭐냐고 물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음식 중 하나는 파이이다. 스테이크 앤 에일 파이는 영국 전역의 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고전적인 영국 요리이며, 큼직한 소고기가 에일과 함께 부드럽게 요리되어 버터리한 크러스트로 감싸진 음식이다. 파이에 칩스와 완두콩까지 곁들인다면 그야말로 제대로 영국스러운 식사가 된다.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파이는 북유럽에서 유래되었고 초기의 파이는 주로 고기 파이였다고 한다. 파이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제이미 올리버의 웹사이트를 참고해 보자. 파이의 역사와 소개가 재미있게 요약되어 있다.
스테이크 앤 에일 파이는 코티지 파이처럼 남은 로스트비프를 활용해도 좋다. 하지만 크러스트는 페이스트리로 완전히 감싸져 있어야 한다. 영국에선 슈퍼마켓에서 쉽고 싸게 페이스트리를 살 수 있어서, 나는 보통 500g짜리 페이스트리 블록을(£1.70) 구매하여 사용한다. 만두피의 영국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한국에선 큰 사이즈의 페이스트리 생지 가격이 꽤 비싼 것 같다. 아래 레시피를 참고하여 페이스트리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페스트리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아래 레시피(from 시할머니 레시피북)를 기준으로 조금씩 변형하여 고기 파이를 만들고, 숏브레드나 민스파이 같은 디저트 파이도 만든다.
숏크러스트 페이스트리 레시피
완성분량위 레시피의 스테이크 앤 에일 파이 1개 재료 버터 350g/ 소금 2 tsp/ 케이크용 밀가루(박력분) 500g + 밀대에 뿌려줄 만큼/ 계란 2개/ 표면 코팅용 우유 조금 요리방법
1 밀가루와 소금을 잘 섞은 후 버터를 작게 잘라 넣어 손으로비벼 덩어리를 없애고 빵가루 같은 질감으로 만든다.
2 잘 풀어준 계란을 추가하여 스푼으로 골고루 잘 섞는다. 반죽은 하지 말고 꾹꾹 놀러 뭉쳐서 둥그런 덩어리로 만든다. 공기가 안 통하게 밀폐하여 냉장고에서 20분 정도 숙성 시킨다. 대략 950g 정도의 무게가 된다.
3 한꺼번에 큰 덩어리를 다 밀면 보드에서 떼어낼 때 찢어질 수 있으니, 밑에 깔아줄 부분과 위에 덮어줄 부분을 두 덩어리로 나누어 밀어준다. 보드에 밀가루를 충분히 뿌린 후 5mm 정도 두께로 밀어준다.
나는 보통 손님이 없을 때 작은 오븐 디시를 사용해서 반만 요리하고, 남은 속재료와 패스트리는 냉장고에 2, 3일 보관했다가 요리하여 먹는다. 사진의 오븐 디시는 20cm 정도 길이의 타원형으로, 이 레시피의 속재료를 절반씩 요리하기 알맞은 사이즈이다. 내가 산 페이스트리는 500g이 한팩이어서 작은 사이즈의 오븐 디시에 파이 하나를 만들면 양이 조금 남는다. 남은 페이스트리로 장식도 올리고 롤을 말아 같이 구워봤다. 후식용으로 구운 페이스트리 롤은 버터와 잼을 발라 먹기 좋다.
소고기는 보통 사태살을 사용하지만, 너무 쉽게 부서지지 않고 큼직하게 썰어져 있는 국거리용 소고기라면 다른 부위도 괜찮다. 고기는 육즙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팬에서 갈색이 될 때까지 골고루 잘 구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파이의 속재료는 페이스트리를 얹기 전에 충분히 식혀 차가운 상태여야 바삭한 크러스트를 만들 수 있다. 조리된 속재료는 페이스트리와 조합하여 굽기 전 2~3일간 냉장고에서 보관할 수 있다.
에일은 소고기의 풍미를 더욱 깊고 진하게 만들어준다. 진하고 달콤한 영국의 짙은 브라운 에일이 가장 좋지만, 어떤 에일이든 다 잘 어울린다. 알코올을 피하고 싶다면 무알콜 맥주도 괜찮고 이미 열어놓은 요리용 와인이 있다면 에일대신 사용해도 좋다. 내가 사용한 맥주는 Adnams Broadside England라는 루비 레드 에일이다. 단맛과 홉의 균형이 잘 잡힌 진하고 풍부한 맛이 특징인 에일이다.
나는 사실 맥주맛을 잘 몰라 맥주에 대한 특별한 기호가 없었다. 그나마 가끔 한번 마실 땐 목 넘김이 쉬운카프리 같이 부드럽고 가벼운 맥주를 즐기곤 했다. 카프리가 없는 여기선 펍에서 맥주를 주문할 때 IPA, 라거, 스타우트 같은 이름들을 봐도 알수가없어 그저 추천하는 대로 주문해야 했었다.처음 스테이크 앤 에일파이를 만들 때도 재료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맥주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었다.
맥주를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라거와 에일로 분류할 수 있다. FIRESTONE WALKER 라는 양조회사 아티클에서는 라거와 에일의 차이점을 발효 중에 다른 유형의 효모를 사용하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효모가 발효되는 온도에 따라 일반적으로 라거는 맥아와 홉 특유의 '더 순수한' 맛을 가지고 있고, 에일은 과일과 매운맛 등의 강한 맛이 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IPA, Wheat beer, Stout, Porter 등은 에일 맥주에 속한다.
맥주는 영국에서도 수천 년 동안 양조되어 왔다. 영국에서 처음 양조된 맥주 스타일은 India Pale Ale, Pale Ale, Porter, Stout, Imperial Russian Stout, Mild, Bitter, Barley Wine, Brown Ale, Scotch Ale 등이 있다. 깨끗한 물이 귀했던 중세 시대에, 맥주는 물 대용으로 마실 수 있는 가장 흔한 음료 중 하나였고 모든 사회 계층에서 매일 마셨다고 한다. 에일와이프는 에일을 양조하는 여성을 뜻한다. 여자들은 매일 마시는 에일을 집에서 직접 빚고 마시고 남으면 팔았다. 에일와이프는 시장에서 맥주를 팔 때 눈에 잘 띄기 위해 뾰족한 모자를 썼으며 술이 완성되면 사람들이 보고 살 수 있도록 에일 하우스 밖에는 막대기를 꽂아 놨다고 한다. 당시 에일 양조는 집안의 가장인 남자가 죽어도 여자들이 지속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고 한다. 중세의 국가와 교회는 재산이나 사회적 권위를 빼앗을 목적으로 종교재판을 통해 마녀 사냥을 했었다. 그래서 안정적인 수익으로 경제적 권한을 갖었던 에일 와이프는 빗자루와 모자로 상징되는 마녀가 되어 희생되기도 했다고 한다.
ⓒSmithfield Decretals | 스미스필드 교령집 114v페이지에 있는 "세 번 죄를 지은 은둔자"의 그림 주기에 나오는 맥주 양조업자의 묘사, 1300-1350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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