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나 나 자신을 알고 있을까?
또 나는 얼마나 너에 대해 알고 있을까?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질문과 마주한다.
누군가에게는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물음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무게를 함께 담고 있는
깊은 질문일 수도 있다.
철학은 그렇게 일상의 질문을 붙잡고
한 걸음 더 깊숙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나와 세상을 새롭게 마주한다.
“너는 왜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어느 날 친구와의 대화 중에 문득 던진 이 질문은 예상치 못한 긴 침묵을 만들었다. 그 침묵이 흐르는 동안 나는 나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무엇이 인문학을 필수적이라 느끼게 하는가? 인간에 대해, 세상에 대해, 또 우리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탐구하는 인문학은 정말 필수적일까, 아니면 단순한 사치일까? 친구의 답변을 들으면서,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관점을 다시 확인하며 깊어지는 대화 속으로 스며들었다.
다른 날, “너는 꽃을 보면 좋다고 했는데, 꽃을 보면 어떤 것들이 너를 좋게 만들어?”라는 질문이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그저 화려한 색깔과 향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던 대답은, 대화가 길어질수록 다른 층위를 드러냈다. 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찰나, 그리고 그것이 곧 사라질 것을 아는 마음의 움직임까지, 우리는 스스로도 몰랐던 감정의 뿌리를 탐색하며 서로의 세계를 교차시켰다.
이렇게 우리의 '철학 대화'는 시작된다. 철학은 우리의 일상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철학적 질문은 때로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깨우고, 때로 깊이 잠재워진 마음의 근원을 드러낸다. 철학은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나침반이자,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거울이다. 삶의 크고 작은 순간에 마주치는 이 질문들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으로서 더 깊이 고민하고, 더욱 지혜롭게 살아가도록 한다. 그리스어로 '필로스'는 사랑을, '소피아'는 지혜를 뜻한다. 철학은 지혜를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는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의 작고 큰 질문들에 대해 고민한다. 질문과 답이 이어지는 이 대화는 때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나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질문을 끌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서 조금 더 깊이 자신을 이해해 나가는 길을 걷는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소소한 질문이 철학적 탐구로 이어지고,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혀
진실을 찾아가는 대화가 펼쳐진다.
때로는 대화를 통해 너를 새롭게 알고,
때로는 답을 통해 나를 다시 돌아본다.
때로는 세상을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너와 나,
그리고 세상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