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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부트 Jul 22. 2024

창업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창업 후 배운 점 #1

“이 아이템이 될 것 같은데 라는 생각만으로 창업하는 것은 자신감보다는 무모함이다.”


나는 뭐든지 잘 해내왔던 사람이고, 치열하게 사는 것도 버틸 자신이 있었기에 아이템만 제대로 잡는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아이템에 대한 검증을 했다고 생각하고 바로 퇴사 후 창업을 해버렸다. 창업 후 1년 반이 지난 이제와서 돌아보면 자신감이라고 착각했던 무모함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오늘은 창업을 고민한다면, 그리고 IT 서비스로 창업을 진행한다면 어떤 것들을 먼저 고민해봐야 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내 생각과, 성공 확률을 높이기보다는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에 반드시 필요한 3가지가 있다. 1) 자금 확보와 2) 조직 구성, 그리고 3) 서비스 개발 및 런칭이 그것인데, 그 하나 하나를 뜯어서 살펴보자.


1. 자금 확보

자금 확보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크게는 외부에서 조달하느냐, 내부에서 부담하느냐일 것이고, 내/외부의 자금 소스에 따라 상세히 구분할 수 있다.            

외부 : 투자 유치, 대출, 지원금, 스타트업 혜택       

내부 : 개인 자금, 매출 발생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투자 유치를 가장 큰 자금 확보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겠지만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이후에 이야기할 것을 포함해서 모든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외부 변수보다는 내부 변수에 집중해서 사업 계획을 잡아야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씩 다시 짚어보자면 


1) 투자 유치

엔젤투자자부터 초기 액셀러레이터, VC까지 투자의 단계별로 다양한 투자의 주체가 있고 이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1) 지인을 통한 소개일 것이고, 그 외에는 2) 콜드메일, 3) 배치 프로그램 지원, 4) 데모데이 참석 등의 방법이 있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proactive한 접근 방식을 선호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콜드메일의 힘을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지인 소개에 의지해서 투자자들을 만나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충분할 수는 없었고, 결국 활동하는 모든 AC, VC의 컨텍리스트를 만들고 무작정 콜드메일을 보내면서 우리의 팀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투자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들을 반복적으로 밟아가고 있다. (또한 시야를 키워서 꼭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의 투자까지 알아보면 더 좋다!) 


2) 대출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대출 지원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생각보다 기준이 까다로울 수 있다. 나 역시 기술보증기금을 통한 대출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대표자의 경력이 업계와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그 경력의 기간이 충분한지에 따라 대출 심사 자체를 거부받을 수도 있으니 초기에 사업 자금을 확보하는 안전한 방법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3) 지원금

대출과 마찬가지다. 나의 부족함이 크겠으나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정되어 지원금을 받기란 생각보다 어려웠다. (실제로 아직도 초창패, 청창사는 2연속 탈락 중이다.) 주변에서 다들 받고 시작한다고 나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당연히 확보할 수 있는 사업자금으로 고려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4) 스타트업 혜택

좀 다른 결이지만, IT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몇가지 대표적인 혜택들이 있다. 주요 프로그램의 사용료를 할인/면제받는다거나, GPT API 크레딧을 지원받는다거나, 또는 디지털 마케팅 비용 일부를 지원받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중에서도 Microsoft for Startups Founder Hub, 구글Ads credit은 반드시 혜택을 받아보기를 추천! 


5) 개인 자금

솔직히 개인 자금이 어느 정도 버틸 힘을 주지 않으면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 나도 10년의 회사생활을 하며 모았던 돈을 소진해가며 사업을 지속하고 있고, 외부의 상황에 상관없이 무조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돈이기에 이 규모에 따라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특히 다시 돌아간다면 초기 투자나 지원금의 확보가 결정되었고, 그로 인해 100% 창업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가능하면 본업이 있는 채로 사업을 어느정도 규모로 키워가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초기 투자금이 내가 본업을 그만두고 사업에 100% 올인하기에 충분한가에 대해서도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좋다.) 


6) 매출 발생

누구나 꿈꾸는 자금원이다. 내가 하는 서비스로 사업자금을 확보하는 건데, 여기서도 창업 초기와 지금과는 다른 생각이 있다. 반드시 내가 창업한 회사가 1개의 서비스에 집중해야 하고 그걸로 세상을 바꿀 임팩트를 남겨야 하며, 그 서비스의 매출로 나와 내 회사의 가치가 100% 증명되어야 하는가는 아니라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본 사업을 만들고 발전시키기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더 빠르게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사이드 아이디어들이 있다면 초기에 그것들부터 해서 매출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이 너무 바람직하다. 우리팀도 이런 생각으로 비록 3명이 다인 팀이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만들고 서비스하며 살 길을 찾아가고 있다. (매출 파이프라인 외에도 생각보다 사이드라고 생각했던 것이 본업이 될 만큼 커질 수도 있다.)


2. 조직 구성

팀을 만드는 것이 사실 가장 중요하고 그만큼 어렵다. 원래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에서 팀업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 역시 여러번의 팀업과 해체의 과정을 밟으며, 많은 개발자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운이 따라 지금의 CTO와 Sales leader를 모실 수 있었다.


초기 스타트업은 사실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이나 보상 보다는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리고 우리가 함께 일하는 방향이 어떨지에 대해 서로 공감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며,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그리고 주변의 성공적인 대표님들을 보면,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을 먼저 찾고 (그게 얼마나 유명한 사람이든), 제갈공명을 모시듯 삼고초려해가며 그 사람을 팀에 조인시키는 것이 더 빠른 성공을 만들어가는 지름길인 것도 같으니 더 용기있는 사람이 될 수록 투자자나 외부의 인정도 그만큼 받을 수 있다. 대표자의 용기가 중요한 부분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서비스 개발/런칭

할 말이 참 많은 부분이고, 사업을 진행해보면서 가장 많은 생각이 바뀐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이미 세상에 있기 마련이다. 꼭 국내가 아니더라도 해외에 있을 수도 있고, 유사하긴 하지만 내 아이디어는 달라라고 생각했던 서비스들도 고객의 눈에서는 똑같을 수도 있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유사 서비스들이 내 아이디어처럼 운영하지 않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수 있고, 이건 사업을 해보면 바로 느낌이 온다. 나도 그랬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더 완성도 있게, 더 예쁘게 만드는 것이 유사 서비스 대비 내 서비스를 성공시킨다는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빠르게 내 아이템에 대한 고객의 판단을 확인하고, 그들이 돈을 내면서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충분한지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내 서비스의 잠재 고객 페르소나가 내 주변인과 일치한다면 너무 좋다. 그냥 아무것도 없이 만나서 서비스를 설명해주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그렇지 않다면 사실 사업 초기의 긴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어떻게든 잠재 고객이 될 만한 사람들을 만날 자리를 찾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시간과 비용을 최대한 아끼며, 조금 완성도가 낮거나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유사한 형태의 MVP를 만들어서 그 고객들에게 다시 한번 보여주고 지불 의사를 확인해보자! (나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서 트래픽을 모으고, 그 트래픽을 기준으로 광고매출을 발생시키는 BM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모델이 초기 투자금을 유치하기에는 요즘 투자시장이 그렇게 까지 녹록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불 의사를 빨리 확인하기를 추천한다.)


이것이 우리가 리부트라는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한데, 내가 생각한 아이템과 유사한 아이템은 이미 시장에 무조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실패했다고 해서 똑같은 걸 내가 한다고 반드시 실패한다는 건 아니다. 어떻게 영업을 하느냐, 어떤 전략으로 확장을 하느냐, 어떤 파트너십을 체결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아이템도 다른 타임라인으로,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 그 경쟁사나 유사 서비스를 찬찬히 살펴보고, 왜 그들이 지금과 같은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지, 내가 한다면 어떻게 다를지, 나는 왜 더 빨리 시장에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기 바라며, 그 전략만 명확하다면 그냥 그 서비스를 그대로 인수하든, 코드만 사서 똑같이 구현하든 가능하면 더 빨리 시장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반드시 그 길을 선택하길.



     결론적으로 오늘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1. 외부 보다는 내부 변수를 고려해서 사업 계획을 세워야 한다. 

2. 그 맥락에서 고객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자. 그게 콜드콜이든 콜드메일이든 무작정 고객을 만나볼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GTM을 찾았다고 말할 수 있다. 

3. 그리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내부 변수의 단단함과 GTM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면 오히려 서비스 자체는 초반에는 덜 중요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왜 처음 창업할 때 리부트가 필요한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더 빠르게 나의 GTM 전략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내 아이디어와 가장 유사한 서비스를 저렴하고 빠르게 도입해서 그 준비의 시간을 줄이는 것이 더 안전하게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보험이 될 수 있다!)


글을 이렇게 쓰다보니, 사업을 준비하시거나 초기에 있는 다른 분들과도 더 많은 고민과 생각을 나눠보면 좋을 것도 같다. 언젠가 좋은 기회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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