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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Aug 05. 2024

9.  공항 화장실이 유료라니 킹 받네

네벨영노스덴에핀-60대 부부 여행기


*2024.05.21.(화)     


  유럽의 화장실 인심이야 야박하기로 유명하지만 공항조차도 유료인 것은 지나치다 싶었다. 브뤼셀에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이동하기 위해 샤를루아 공항을 이용했는데 보안구역으로 들어가기 전 체크인 카운터가 있는 구역은 화장실이 유료로 운영되고 있었다. 항공권에 공항이용료가 포함되어 있을 텐데 화장실 이용료를 따로 받는 것은 너무하다 싶었다. 체크인을 하고 보안구역 안으로 들어가서야 화장실을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오후 2시 45분 비행기였고 에든버러까지는 1시간 45분이 소요되지만 시차가 있어 3시 20분에 에든버러 공항에 내렸다. 샤를루아 공항 출국때와 마찬가지로 에든버러로 입국할 때도 자동출입국 심사처럼 간단했다. 유로국가들과 동일한 대접을 받는 몇몇 국가에 한국과 일본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럴 때면 한국 여권의 파워를 실감한다. 흔히들 말하는 국뽕이 차오르는 순간이다.      


에든버러 공항

  공항을 빠져나오니 시내까지 가는 트램이 바로 었다. 공항 안에서도 안내표시를 보면서 직관적이다 생각했는데 공항 밖에 있는 트램 안내도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만 큼직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트램이 시내로 들어서자 오른쪽 언덕으로 에든버러성이 올려다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으스스한 도시 베스트 12에 속하는 에든버러에서 3박 4일을 머물 예정이다.


트램안에서 올려다보이는 에든버러성

   트램에서 내려 숙소를 찾아가는 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잦은 비 때문인지 빗속에 우산을  사람도 빠르게 걷는 사람도 없었다. 비가 내리니 도시의 색도 달라졌다. 벽돌의 흙이 유난히 다른 것인지 여느 유럽의 도시와 달리 비에 젖은 건물들은 짙은 잿빛으로 얼룩덜룩해졌다.     



  숙소가 있는 오래된 건물에 들어섰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높은 계단을 오르는 일이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그때 계단을 내려오던 청년이 선뜻 가방을 들어 옮겨줬다. 가방이 꽤 무거웠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짐을 풀고 밀린 빨래부터 돌렸다. 세탁기가 없는 숙소라면 인근 코인빨래방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빨래가 다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빨래가 돌아가는 동안 가까운 마트에서 장을 봤다. 에든버러 숙소까지 잘 도착했으니 간단히 자축도 할 겸 스코틀랜드 맥주인 트렌트도 장바구니에 챙겨 넣었다. 이번 여행의 세 번째 도시인 에든버러에서야 비로소 별 탈 없이 체크인을 했으니 소소하게 기분 좋은 날이었다. 창밖에는 가는 비가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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