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막내인데,
밤 9시,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캐리어도 마당에 둔 채 엄마 방으로 간다.
곁에 있을 때는 모른다.
그 시간이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
이번 한국행은 2년 만이다.
그 사이, 엄마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었을까.
아니, 그 사이 나는 엄마에게서 얼마나 멀어졌을까.
서울의 공기는 늘 반갑다.
공항버스 창밖으로 지나가는 야경은 내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반가움보다 먼저 도착해야 할 곳이 있다.
나는 문을 열고 잠든 엄마를 본다.
“엄마, 나 왔어.”
엄마가 천천히 눈을 뜬다.
나는 숨을 삼키며 묻는다.
“엄마, 나 누군지 알겠어?”
엄마는 한참 나를 바라본다.
처음 보는 사람을 보듯 낯선 눈으로.
그리고 묻는다.
“누구야?”
순간, 무너진다.
그래도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엄마가 알아봐야지. 내가 누군데.”
다시 묻지만,
엄마는 끝내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아직 잠결일 거라고 오빠에게 말한다.
엄마는 다시 눈을 감고,
나는 그 앞에 서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다.
2년이라는 시간.
먼 곳에 산다.
바쁘게 산다.
그 사이에서
나는 조금씩 지워진다.
이제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막내가 아니다.
그래도
막을 수는 없다.
엄마는
나를 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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