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서는2,000해[載] 앞서 단-군이 아사달에 도읍하고 국國을 열었다[B:①-⑤]고 적었습니다. 여기서 2,000해 앞서라는 표현의 기준 시점은 어떤 시점일까요?이 표현에 이어 적은 일이도읍하고 국을 여는 일 곧 다스림을 시작하는 것이니, 표현의 기준되는 시점 또한 다스림을 시작하던 시점이겠지요.
앞의 구절을 적으면서 기준삼은일의 주체/대상은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만, 위서라는 문자 자료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위서가 적은 일들에 전제되어 있는 일의 주체/기준은 위魏입니다. 앞서 고구려의 도읍인 환-도를 깨트리고 그리하여 흘러나온 이야기를 모아 전한 무구검이 신하로서 따르던 위, 조조의 아들 조비 때에 시작되어 조위曹魏라고도 하는 정치체말입니다.
따라서B:①-⑤의 기준은 위가 한漢을 대신하여 다스리기 시작한 시점인 MC+220입니다. 위서는 이 시점에서 2,000해 앞선 MC-1780(= 200 - 2000)에 단-군이 아사달에서 다스림을 시작하였다고 적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위서를 통해 옛 기록을 바라보지요. 옛 기록은 단-군이 아사달에 도읍하고 국을 다스리며 1,500년을 지냈고[A:⑨], 아사달을 떠나 장당-경에 머무르면서 다시 1,908세를 지냈다[A:⑱]고 적었습니다.두 숫자를 더한 3408(= 1500 + 1908)을 해의 수로 보고, 위서가 2,000해 앞서 단-군이 아사달에서 다스림을 시작하였다고 적은 시점인 MC-1780에 더하면 MC+1628이 됩니다.
이 시점은 위서를 인용한 삼국유사가 세상에 나온 MC+1281보다 뒤인데,인용된 문자 자료는 인용한 문자 자료가 세상에 나온 뒤의 일을 담을 수 없습니다.그러하기에 이러한 덧셈의 결과는 두 자료, 위서와 옛 기록의 내용이 모두 옳을 수는 없다 - 두 자료가 서로 충돌하고 있음을보여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두 자료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두 자료, 옛 기록과 위서의 옳고 그름 때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1,908, 1,500 그리고 2,000이라는 숫자들이 모두 간단히 더하여진다고 여긴 것, 같은 방법으로 세어진 해에 해당한다고 여기는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두 자료가충돌한다고 결론을 내리기 전에 모두 같은 방법으로 세어진 해에 해당한다고 여기는것이 옳은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위의 해 세는 법은 지금 쓰이는 음력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위서는 단-군의 일에 대한 시점을 이러한 법을 써서 적었습니다. 반면 옛 기록은 단-군의 다스림이 시작된 해를 요가 제의 자리에 오른 해를 가지고 적었으니, 시간 간격 또한 요의 일을 전하는 데에 쓰인 해 세는 법에 따라 적은 것입니다.바로 여기서충돌이 비롯되었을 가능성이있습니다.
그런데 앞선 왕의 일은 그 뒤를 이은 왕의 때에 비로소 정리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요의 일은 요를 이었다고 하는 순이 다스릴 때에 정리하여 적었겠지요.따라서 정확히 말해, 확인해야 하는 것은순 때의 해 세는 법입니다.
그러나 막상 이 법을 살펴보려면, 요 뿐만 아니라 순 때의 해 세는 법을 살필 만큼 여러 세대들, 긴 시기에 대한 문자 자료가 없는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데 그 너머로 한걸음 나아가,순을 이어 일어났다고 하는 우의 하夏를 바라보면 여러 세대들, 긴 시기에 대한 문자 자료가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자료를 통해서 하의 해 세는 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하의 해 세는 법을찾게 된다고 해서 요의 일을 전하며 썼을, 순 때의 해 세는 법을 대신하여 쓸 수 있을까요?하의 해 세는 법을 찾아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록들을 이해하기에 앞서 이 질문에 대하여 답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