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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chemion Nov 24. 2024

신발의 철학

13. 머리로만 사는 삶은 회색 빛을 띠고 있다.

 현대의 신발을 신고서 장시간 활동을 하는 현대인들은 상하반신의 심각한 불균형이 내재되어 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심축(척추)이 제대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우리들은 머리 혹은 발, 한쪽에 치우친 삶을 살아가게 된다. 현대인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우리들은 오직 생각으로만 삶을 대하거나 혹은 감각적 쾌락에만 이끌려서 살거나 그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흔히 마주하고는 한다. 


 각종 정신질환은 상반신과 하반신이 서로 소통을 원활히 하지 못할 때에 일어난다. 생명의 신비와 기적이 가져다주는 아름다움을 보지 못할 때, 우리들의 마음은 공허해지고 이러한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남에 따라 우울증과 자기중심적 사고에 물들어버리고야 만다. 척추의 뒤틀림과 변형이 상하반신 간의 소통 불능의 상황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우리들은 오직 머리로만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한다. 하지만 문제의 발생지가 머리가 아닌 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닫혀버린 가슴은 도무지 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머리의 과부하는 삶을 가슴으로 포용하고 수용함으로써 느끼는 것이 아닌 이성과 논리 체계로 삶을 정의하고 규정하려고 한다. 의미는 삶을 바라보는 감수성의 농도와 교감하지만, 머리는 삶을 무언가 특정한 대상으로 구분 짓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품어주는 것이 아닌 지배하고 통제하기 위한 의도를 다분히 깔고 있는 머리의 술수는 그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각종 정신질환과 더불어 부정적 감정을 한 아름 안겨주는 것이다. 


 




 머리는 온몸을 긴장시킬 뿐 이완시켜주지 못한다. 마음 놓고 편히 쉴 수 있는 이완의 상태로 전적으로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항상 교감신경의 항진 상태를 피하지 못한다. 계속해서 혈액이 위쪽으로 쏠려 있고,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는 정체 상황이 계속되면서 점점 상황은 악화되기 시작한다. 지혜가 아닌 지식으로써 생명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기 때문에 번번이 실패하고야 만다는 교훈을 알아차리기 전까지 생명은 그 민낯을 결코 드러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올바른 신발을 신고서 걸으면, 전두동이라는 발의 반사구가 자극받으면서 뇌로 직접적으로 산소가 공급되는 호흡의 통로가 열린다. 산소의 직접적인 공급은 잠들어 있는 뇌의 영역을 일깨움으로써 머리와 발 사이의 균형 감각을 서서히 회복시킨다. 균형 잡힌 뇌는 머리와 발이 가슴이라는 중심점에서 만날 수 있도록 삶이라는 수단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제공한다. 현대의 신발은 항상 머리로만 온통 의식의 초점이 쏠리게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삶을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이는 지혜를 잃어버렸다.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우울증과 회의감, 그리고 좌절, 한탕 주의, 남과의 비교는 모두 머리로만 삶을 대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부작용에 다름 아니다. 


 극적인 긴장 상태는 그 안에 항상 극적인 이완 상태를 품고 있다. 호흡 명상은 긴장과 이완의 극적 순간을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긴장과 이완 사이의 폭을 서서히 넓혀간다. 폭이 넓어질수록 의식은 확장되고, 마음은 활짝 열리면서 수용적으로 변해간다. 뇌척수액이 척추를 따라 거슬러 올라갈 때, 하부에 응어리져있던 묵어있던 부정적 감정들이 무한한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는 허공에 흩뿌려진다. 무한함을 마주할 때, 부정적 감정은 해소되고 그 안에는 긍정적 감정과 생각들이 들어온다. 생각과 감정은 호르몬이라는 물질로 구현됨으로써 서서히 인체의 생리적인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더불어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더 많은 이완은 더 많은 산소를 인체의 세포 안에 공급할 수 있도록 신체적 형상의 점진적 변화를 유도한다. 척추가 중력의 방향과 나란히 일치할 때, 우리들은 중력의 압박을 덜 느끼고 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 가까워진다. 나아가 갈비뼈가 위로 솟아오르면서 가슴이 활짝 열리게 되면 더 많은 산소를 품을 수 있는 흉통이 발달하게 된다. 온 몸의 세포가 산소의 공급을 원활히 공급받을 때, 우리들은 절로 덩실덩실 춤을 추게 된다. 


 " 우리들의 올바른 선택이 삶을 생동감이 넘치고, 활기가 살아숨쉬는 생생한 축제의 현장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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