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phie Jun 28. 2024

이혼한 거 축하해!

-이혼해도 안 죽어요. 괜찮아요-

글의 취지

사랑만으로 결혼을 하진 않지만, 사랑이 없으면 이혼을 생각합니다. 

이미 49살. 남들은 은퇴할 나이에, 직업도 가진 것도 없이 빚을 가지고 이혼을 결심합니다. 

지난 20년간의 결혼 생활은 비교적 훌륭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서로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은 생을 마주할 수는 없었지요. 


이 에세이는 지난 3년간 나의 일을 찾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려고 노력한 한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이 싱글의 삶에 적응하고 살다보니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이혼을 결심할 당시에는 벼랑 끝에 서 있었습니다.

그간 쌓아온 나의 케리어를 모두 내어주고 빈 몸으로 나온 사람으로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군다는 것은 굉장히 벅차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지금 제 회사를 만들기까지, 지난  3년간 마음에 없는 회사를 전전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면서, 상처받기도 하고 또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저는 제가 괜찮습니다.  제 일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이 이야기는 무슨 성공담도 아니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이불을 개면, 백마탄 왕자님을 만난다거나 멋진애인을 만난다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러나 하루 하루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때로는 운명적인 인연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가정과 일과 아이 육아에만 몰입하고 다른 틈을 가질 수 없었던 내 일상은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변모한 것 같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삶이 시작될지 기대하며 살고 있습니다. 한달 한달 나만의 계획을 세우고, 1년 1년 나만의 성공 스토리를 쌓아 갑니다. 그것이 이혼전과 이혼 이후로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전혀 생각해 보지 않은 삶이었습니다. 


현실적인 돈의 문제들과 사람들 간의 이해충돌.

고난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저는 다행히도 살아 있습니다. 

아직 죽지 않고 밥만 잘 먹고 살아 있습니다. 


간혹, 이혼은 결심했으나 현실의 여건 상 실행하지 못하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혼을 하라 마라 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로지 당신 스스로의 결정이고, 감히 어떻게 당신 인생에 제가 뭐라고 참견을 하겠습니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요.


이 글은 이혼을 하라는 독려의 글도 아니고, 이혼하니 신세계가 열려 얼씨구나 좋구나 하는 그러한 글도 아닙니다. 다만, 이혼이 인생의 끝이 아니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 못할 창피한 일은 더더욱 아니며, 가능하면 친구들과 가족에게도 응원과 지지를 받아야 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함부로 이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이혼을 하고 보니, 죽을 만큼 힘들어도 살만 하다는 것입니다. 이혼이 당신 인생에 그렇게 큰 장애도, 그 무엇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혼해도 죽지 않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