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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 플랫폼은 어떤 기능을 제공해야 할까? ①

옥외광고 플랫폼 기획자 노트 1 - 데이터에 대한 고민 과정 기록

플랫폼에 담고자 한 3가지 핵심 기능 첫 번째, 데이터


디지털광고 대행사에서 AE와 PM으로서 5년 넘게 근무한 저에겐 디지털매체를 제외한 모든 광고매체가 낯설었지만 그 중 옥외광고는 특히 진입장벽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시장이었습니다.


2021년쯤 한참 IMC마케팅이 대두되던 시기에 광고주들의 여러 니즈 중 중요했던 하나는 ‘브랜드 메시지를 다각도로 전달할 매체의 확장’이었는데, 이러한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메인AE로서 한 번도 옥외광고 매체를 고려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로는 고객의 여정 경로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는 디지털매체와 달리 옥외매체는 “광고가 노출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인데요.


이랬던 제가 옥외광고 플랫폼 사업을 하는 곳에서 플랫폼을 기획하는 PM이 되었고, 플랫폼에서 풀어야 할 첫번째 핵심 가치는 당연히 데이터라 생각했습니다.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어떤 데이터를 제공해야 할까?


옥외매체 광고가 누구에게 얼만큼 도달하는 지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맞습니다. 최근 많은 옥외광고 매체들이 디지털화됨과 동시에, 시설물 내 비콘 기술 적용, 카메라를 통한 아이트래킹 등 광고 성과를 파악하기 위한 기술적인 인프라가 발전하고 있지만, 이러한 인프라가 산업 전반에 적용되기 위해선 시간, 비용적인 측면의 리소스가 상당히 많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상황에서 옥외광고 성과 데이터 파악을 제공하기 위해 먼저 매체가 위치한 지역에 집중했습니다. 다른 지역은 조금 미흡하지만 서울은 지자체 차원에서 각 권역별 유동인구를 제공하고 있고, 이 데이터들을 조합하고 가공하여 매체가 위치한 구역 주변의 유동인구를 산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옥외광고 진입에 대해 고민하거나 꺼려하는 광고주들의 니즈는 단순히 인구 규모 파악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떤 매체에 광고를 집행하건 가장 중요한 것은 광고 집행을 통해 매출액 상승, 앱 사용량 증대 등 원하는 목적을 달성시키는 것이고, 목표한 KPI를 달성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인구 타겟에게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체 인근 유동인구의 성별, 연령뿐 아니라 관심사, 소비패턴 등 하나의 페르소나를 정의할 수 있는 근거와 논리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 투자와 고민을 하였고, 지자체 및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를 찾아보며 인구 이동 패턴, 소비 성향 등의 데이터를 가공하고 조합하여 특정 권역의 인구 특성을 기존보다는 좀 더 구체화하는 논리를 만들었습니다.




플랫폼 사용률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제공해야 할까?


위에 서술한 논리들이 기존보다는 광고주를 좀 더 잘 설득할 수 있는 자료로써 활용될 수 있다 생각했으나, 사용자가 한 번 특정 권역에 대한 데이터를 획득하게 되면 그 이후엔 우리 플랫폼을 사용할 필요성이 많이 떨어지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랫폼 사용률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제공해줘야 할까 고민하던 중, 특정 권역 인구 정보가 옥외광고 집행 전에 파악해야 할 데이터라면, 집행 후에는 실제 광고 집행 성과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옥외광고가 광고주에게 제공 가능한 성과 지표들은 무엇이 있으며, 그 중 가장 주요한 지표는 어떤 것일지 광고 산업에 대해 리서치한 결과 도달 지표가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흔히 노출과 도달을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엄연히 다른 도출값인데요. 노출은 말 그대로 광고가 노출된 횟수를 일컬으며, 도달은 광고가 노출된 사람의 수를 의미합니다. 노출보다 실제 광고 소재가 도달한 인원 수를 파악하는 것이 유의미한 광고 성과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럼 여러 번 광고에 노출된 사람을 어떻게 중복처리 해서 도달 수를 보여줄 수 있을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기술 바탕으로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업체와 협업의 필요성을 느꼈고, 크게 통신사와 카드사, 두 가지 업종에 속해 있는 업체와 협업을 하게 된다면 해결이 가능할 수 있겠다는 가설을 도출했습니다.

이에 먼저 통신사와의 미팅을 어레인지했고 여러 방면으로 논의한 결과, 중복 인구를 제외한 도달 수, 한 명에게 광고 소재가 도달한 빈도 등 우리가 제공하고자 했던 모든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사용자에게 어떻게 시각화하여 제공할 지 대시보드와 리포트 템플릿 화면을 기획했습니다.

현재까진 노출, 도달, 도달 빈도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성과 데이터까지 제공할 수 있으나, 추후엔 카드사와 협업하여 광고 소재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실제 결제까지 진행되는 지 파악하거나, 비콘 기술 등 인프라 설치를 통해 광고 소재가 사용자에게 도달된 후 고객 여정을 어트리뷰션하는 등 확장적인 부분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단순 아이데이션이지만..)
 
아직 옥외광고는 타 광고매체에선 당연하게 파악 가능한 데이터도 파악할 수 없는, 감에 의존해야 하는 매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러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고민하고 하나 하나 적용해 나간다면 타 광고매체와는 확연히 비교되는 매력적인 광고매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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