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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슈 Jun 28. 2024

사소한 편견

새로운 경험의 발견

 "밥 먹으러 가자!!"

어김없이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직원들이 2열 종대로 짝을 지으며 걸어갔고, 100 보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한 식당에 들어섰다.

도착한 식당은 돈가스를 전문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돈가스뿐만 아니라 덮밥류, 돈부리, 일본식 카레, 정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테이블 곳곳에 다른 직원들이 앉고, 나는 2인테이블에 하얀 피부와 어울리지 않는 근육질 몸매를 소유한 30대 후반 남직원과 앉았다.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메뉴판을 가져다줬다.

메뉴판을 정독하던 찰나 생선가스가 눈에 들어왔다. 머릿속에는 알고 있던 생선가스가 그려졌고, 자연스럽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찌푸려진 눈썹이 풀리기도 전에 남직원이 생선가스를 시킨다. 생선가스를 시키는 남직원을 보며 독백에 잠긴다.

"생선가스를 좋아하나? 그래 좋아할 수 있어."

"경험상 생선가스 별로였는데..." "튀김옷 딱딱할 텐데..."

"소스도 느끼하고, 생선가시도 나오고..."


12년 전. 나라를 지키는 건장한 사내는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 내부에는 튀김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황급히 걸어가 두 눈으로 확인했다. 설마가 현실이 되었고, 생선가스와 타르트소스가 반겨주고 있었다. 식사를 해야 했기에 식판을 들고 적당량의 밥을 펐다. 옆으로 이동하니 생선가스가 황금빛 튀김옷을 입고 자태를 뽐내며 반기고 있었다. 생선가스 2개를 식판에 옮기고 타르트소스로 덮어줬다. 국은 좋아하지 않았기에 패스하고 테이블에 앉았다. 흰쌀밥 한 스푼 떠서 입에 넣었다. 연이어 생선가스를 집어 들었다. '아삭'거리는 소리와 함께 생선가스를 반찬으로 곁들였다. "어? 뭐야?" 튀김옷이 생각보다 딱딱했다. 설상가상으로 가시가 이빨 사이에 껴버렸다. 한 입 먹자마자 튀김옷이 입천장을 공격했고, 가시 빼는데 온 집중을 해야 했다. 두 입 먹고 포크숟가락을 내려놨다. 발의 방향은 PX로 향해있었고, 이 날 이후로 생선가스는 처다도 안 봤다.


"생선가스 어디다 놓을까요?"

남직원이 시킨 생선가스가 먼저 나왔다. 남직원은 생선가스를 자르며 물어본다.

"드셔 보실래요?"

정확히 3초 동안 고민했고. 고민 끝에 먹어보기로 결정했다. 한 입 먹자마자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소스 또한 달콤 짭조름하니 맛있다.

"뭐야 왜 맛있어?"

"이게 생선가스 맛이라고?" "부드럽고 맛있잖아!" 알고 있던 생선가스 맛이 아니었다.


2분 정도의 시간이 흘러 내가 시킨 음식이 나왔다. 음식을 먹는 내내 부끄러웠다.

"왜 작은 틀 안에 갇혀있었을까?" "10년이나 지난 경험을 지금까지 끌고 왔다니..."

그래도 괜찮다. 새로운 경험을 했으니.

새로운 경험으로 사소한 편견을 벗어나게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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