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낭만은 로맨스가 전부는 아니야, 실패와 고통도 낭만이지
웹툰 '신암행어사'에서는 아카시아 나무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화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아카시아 나무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것과 별개로 뿌리가 깊고 성장속도가 빨라 주변 식물의 영양분을 빼앗는다고 한다. 길게 뻗어 나오는 뿌리는 다른 나무가 자라는 것을 방해해 주위에 초목을 전부 말라버리게 한다. 마을 사람들은 농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아카시아 나무를 베고자 했다. 그때 작중 주인공인 문수는 마을 사람들을 저지하며 아카시아 나무를 베는 것에 반대했다. 자세한 이유를 마을 사람들에게 말해주지 않은 채 마을 사람들을 겨우 설득했고 그의 고집 덕분에 아카시아 나무는 베이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야 마을 사람들은 왜 문수가 아카시아 나무를 베지 않으려 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강력한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해 주변 마을이 모두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러나 아카시아 나무가 있던 문수의 마을은 큰 피해를 입지 않게 되었다. 그 대지의 지반을 버티고 있었던 건 어떠한 다른 장치도 아닌 뿌리가 깊게 박힌 아카시아 나무였다. 아카시아 나무의 길고 질긴 뿌리 덕분에 지반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그동안 마을은 아카시아 나무의 보호를 받고 있던 것이었다.
문수의 연인이었던 계월향은 문수를 향해 그를 아카시아 나무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아카시아 나무의 뿌리처럼 깊은 확신이 있다면 진실은 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아카시아 나무는 자신의 가치를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음에도 혼자 모진 비바람과 사람들의 미움을 받으면서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이 땅을 지켜내기 위해 말없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문수 역시 사람들의 미움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확신을 가지고 끝까지 아카시아 나무를 지켜 결국 마을을 구해냈다. 이처럼 자신의 신념에 대해 확신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사람들은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기꺼이 희생을 감수한다. 아카시아 나무처럼. 그리고 아카시아 나무 같은 사람들은 사랑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문수는 계월향의 불치병을 마법으로 본인에게 옮겨온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결단이었다. 그리고 그는 작중 내내 불치병으로 인해 죽을 때까지 고통을 받게 된다. 어떻게 그는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이 작품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당신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문수는 계월향을 향한 뿌리 깊은 사랑과 확신 그리고 믿음이 있었다. 그는 고통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만큼 그는 너무 단단한 사람이었다. 그는 본인의 선택이 영원한 사랑의 실패로 치닫게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죽음을 불사한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의 존재로써 증명했다. 왜냐하면 그는 아카시아 나무 같은 사람이니까.
이런 아카시아 나무의 꽃말은 ‘죽음을 넘어선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