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롤라> 시리즈로 잘 알려진 로렌 차일드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현실과 멀리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 주변과 밀접한 일상의 모든 이야기가 그림책의 소재로 다루어지고
아이들의 공상과 환상의 세계가 현실 속에서
유머와 재치로 절묘하게 버무려져있다.
캐릭터의 생생한 묘사 그리고 위트 있는 메시지.
<난 토마토 절대로 안 먹어>는
로렌 차일드 작품이 지닌 재미난 요소들이
잘 드러난 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여태껏 살면서
그리고 실제로 아이를 키우면서
아무리 말을 잘 듣는 아이라고 해도 청개구리 아닌 아이를 본 적이 없다.
놀랍게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의 모든 아이는
어른들의 말을 순순히 따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단은 거스르고 본다.
거꾸로 행동하기가 본능이 아니고서야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어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모든 아이들의 반대 행동을 이해할 수 있으랴...
로렌 차일드는 아이들의 이런 거꾸로 본능을
생활 유머와 재치로 슬기롭게 풀어간다.
책 속으로
로렌 차일드 이야기에는 대부분 찰리와 롤라 남매가 주인공이다.
<난 토마토 절대로 안 먹어> 역시 찰리와 롤라 남매가 나온다.
토마토를 절대로 먹지 않겠다는 여동생 롤라는 편식하는 아이다.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오빠에게
롤라는 이렇게 말한다.
난 콩하고 당근하고 감자하고
버섯하고 스파게티하고
달걀하고 소시지는 안 먹어.
난 꽃 양배추하고 양배추하고 콩요리하고
바나나하고 오렌지도 안 먹어.
그리고 난 사과하고 밥하고 치즈하고
생선튀김은 싫어.
그리고 난 무슨 일이 있어도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로렌 차일드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본문
밥상 위에 놓인 음식들을 보며
아이가 먹지 않겠다거나, 투정을 늘어놓으면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한 번만 먹어보자"라고 유도(통사정??)하거나
"먹기 싫으면 먹지마!" 라고 으름장을 놓기 마련이다.
그런데 롤라의 오빠 찰리의 응수를 보시라.
얼마나 놀라운 내공인가.
그것 참 잘 됐네.
마침 우리 집에는 그런 거 하나도 없거든.
오늘 요리는 콩도 당근도 감자도
버섯도 스파게티도 달걀도 소시지도 아니야.
...................................
게다가 토마토는 절대로 없지.
로렌 차일드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본문
하지만 정작 식탁 위에는 롤라가 안 먹겠다고 한 음식들이
모두 차려져 있고,
거기에 대처하는 오빠 찰리의 답변이 재치백단이다.
롤라가 식탁을 바라보더니
"그런데 오빠, 왜 여기 당근이 있어?
난 당근 절대로 안 먹는데."
.....................
이건 당근이 아니야.
이건 목성에서 나는 오렌지뽕가지뽕이라고."
………………
"이건 콩이 아니야. 당연히 아니고 말고.
이건 초록 나라에서 나는 초록방울이야."
………………
그러자 롤라가 말했어요.
"그럼 몰론이지. 달치익쏴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혹시 이걸 토마토로 안 건 아니겠지? 그치 오빠?"
로렌 차일드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본문
이 책을 읽고 실제로
무작정 거부하던 음식들을 시도하고 먹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다.
우리 아이도 롤라처럼 모양만 보고
미리 발부터 빼던 버섯이며 콩들을 먹기 시작했다.
"한 번만 먹어보자! "
백 번 사정해도 끄덕도 하지 않는 아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좋은 책 한 권의 위력이 이렇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본의 아니게 잔소리를 하거나 큰소리를 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위험한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서,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
또는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기 위해서 등
때로는 이럴 때 백 마디 말보다 한 권의 그림책이
엄마의 잔소리보다 몇 백 배 효과적이다.
책 밖으로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독후활동
롤라는 왜 먹어보지도 않고 안 먹는다고 했을까?
오빠는 왜 음식에 다른 이름을 붙였을까?
내가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은? 이유는?
싫어하는 음식을 좋아하는 음식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책 속에 나오는 음식 이름 새롭게 지어보기
우리집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 이름을 새롭게 지어보고
이름을 지은 이유 설명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