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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킹맘 Oct 06. 2024

후쿠오카에서만 4박 어디에서 머물까

호텔 VS 에어비앤비, 우리의 선택은?



중학생 큰 아이에게는 자는 곳보다 먹는 것이 더 중하다. 심지어 캡슐 호텔에서 자고, 맛집을 다니자고도 했다. 당연히 이 엄마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먹는 것보다 '자는 곳'이 훨씬 더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4박을 할 수도 있었다. 물론, 우리 가족이 완전체로 여행을 다닐 땐 에어비앤비로 집 전체를 빌리는 편을 선호한다. 방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고, 주방을 쓸 수 있다면 최고다. 국내든 해외든 중학생과 초등학생이 있는 가족에게 원룸 형태의 호텔은 답답해 미칠 수도 있다. 주방을 쓰지 못하면 하루 세끼 모두 외식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어른들만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냐만은 아직 아이들이 다 자라지 않은 상황에서 숙소는 중요한 문제다.


큰 아이가 바라는 숙소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1. 최대한 저렴할 것

2. 침대에서 잘 수 있는 곳

3. 집 가까이에 편의점이 있는 곳

4. 산책하기 좋은 곳

5. 아침식사 가능한 식당이 가까운 곳


반면, 내가 바라는 숙소의 조건은 이러했다.


1. 지하철과 가까울 것

2. 숙소 보안은 물론, 주변 치안이 최대한 안전할 것

3. 방 크기가 25제곱미터 이상일 것

4. 가능하면 방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을 것

5. 상점가 내부에 위치해 비가 오더라도 맞지 않고 다닐 수 있다면 금상첨화



이번 일본행이 약 30회에 달한(!) 나는, 결국 두 사람의 니즈를 모두 반영한 숙소를 찾아냈다.


첫 2박은 나카스 가와바타 상점가의 집

- 만족도 ★★★★★

- 위치, 가성비, 접근성 모두 GOOD



한 도시에서만 머문다면, 가급적 일정 도중에 숙소를 옮기지 않는 편인데 이번엔 원칙을 조금 깼다. 숙소를 옮길 경우, 첫 숙소의 체크아웃 시간과 다음 숙소의 체크인 시간 사이에 간격이 있다. 나도 모르게 무리해서 돌아다니게 되는데, 체력이 좋아도 힘들 수 있다. 그런데 이제 큰 아이는 15세라 호텔에서도 '성인' 취급을 받는다. 일본 지하철에서도 성인 요금을 낸다. 여행 경험이 많은 아이와 떠나니 나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첫 2박을 머물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구했다. 일본 에어비앤비로 집을 구하면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였다. 39제곱미터로 거실과 방이 분리되어 있었으며 1박에 12만 원 대로 예약할 수 있었다. 물론, 지하철역과도 가깝고 숙소 입구가 상점가 내부에 위치해 안전했다. 심지어 카드키를 다섯 번은 찍어야 숙소 안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보안이 철저했다. 이곳이다, 싶어 예약했고 너무나 편안히 머물렀다. 3명까지 머물기에 딱 좋은 집이었다.


남은 2박은 와타나베 도리역 근처 호텔

- 만족도 ★★★★★

- 위치, 접근성 모두 GOOD (텐진까지 도보로 이동)


하카타역, 텐진역 앞은 매우 혼잡하다. 거리에서 한국말을 쉽게 들을 수 있을 만큼 한국 관광객이 많다. 조금만 떨어진 곳에 묵고 싶었고, 걸어서 텐진까지 이동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찾았다. 검색을 거듭하다 찾아낸 곳은 호텔 몬토레 후쿠오카. 와타나베 도리역 출구에서 나와 2분만 걸으면 호텔 앞이다. 위치가 정말 좋았다.


무엇보다 만족했던 것은 호텔 룸 크기였다. 일본 호텔은 정말 룸이 작은데, 이곳은 수페리어 룸이 29제곱미터였다. 또, 호텔에 대욕장이 있어 피로를 풀기에도 좋았다. 수시로 걸어서 텐진 거리를 걷고, 아이가 필요한 것들을 샀다. 도시에만 머무는 여행에서 숙소 위치는 정말 중요하다.


여행 마지막날, 아이에게 물었다. 숙소 두 곳 중 어디가 더 좋았냐고 말이다.


어떻게 점수를 매겨요? 엄마랑 같이 있었던 곳 전부 좋았죠!


아이는 엄마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들려줬다. 내게도 두 곳 모두 각각의 다른 특성으로 만족했던 숙소였다. 누군가 후쿠오카에 간다면 추천해주고 싶다. 그리고 맛집을 가는 것만큼이나 머무는 곳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련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맞다지만, 이왕 떠나는 거 집처럼 편안히 머물 수 있다면 좋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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