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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아는 것

아기 길냥이들

by 시인의 정원

여섯 마리였다고 한다. 두 마리가 남았다. 서로의 곁을 지키는 아기 냥이들이 부드러워진 햇살을 받는다. 안전거리 밖에서 경계한다. 친해지려면 밥을 줘야겠지. 지속하여 챙겨 두고 헤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다. 약한 자신을 알기에 함부로 나대지 않는다. 과신은 곧 목숨이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본능으로 안다. 두 마리의 생존 이유일지도 모른다.


대롱으로 하늘을 보았더니 딱 대롱만 한 하늘 아래 살았다. 하늘 넓은 줄 모르고.


깨지고 넘어진 뒤에라도 자신을 안다면 다행이다. 들여다볼수록 비루한 게 인생이라 하지만, 적어도 교만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갈바람이 분다. 민트에, 천인국에, 이팝나무에, 은행나무에 살랑거리는 손길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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