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참새야, 참새야
너는 어딜 그리 바쁘게 뛰어가니
이쑤시개 같은 두 다리
가지런히 모으고
이리저리 통통 튀어다니면서
뭐가 그리 바쁘니
고개를 까닥이는 느긋한 비둘기 걸음도,
펄쩍펄쩍 뜀박질하는 까치 걸음도,
사뿐사뿐 우아한 왜가리 걸음도 따라하지 않고
짤막한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한 뼘도 안 되는 뜀뛰기를 고집하며
어딜 그리 바쁘게 뛰어가니.
너 가는 길에
나도 좀 데려가 주련
나도 너처럼
작은 한 걸음이라도
꾸준히 쌓아보고 싶구나.
다른 이들의 발걸음 흉내내지 않고
너처럼 작게나마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