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표지부터 마음에 쏘옥 드는, 예쁜 거 하나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 그렇다고 예쁘기만 하냐... 절대 아니죠~ㅎㅎ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 되게 하는가... 하는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다른 작품을 두권 읽어봤는데, (남아있는 나날, 나를 보내지마) 자기 색깔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멋진 작가 같아요. 이번에도 역시 그 매력에 포옥~ 빠져 읽었답니다.
읽는 내내- 작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어요. 이 작가는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것들을 상상해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들이요... 54년생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는 다섯 살 때 영국으로 이주하여 평생을 영국에서 살아온 작가입니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자신에게 남은 일본의 흔적은 오직 이름뿐, 자신은 완전한 영국인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완전한 일본인이 스스로를 완전한 영국인으로- 느끼고 생각하게끔 만든, 그의 '이방인'으로서의 세월이 이런 특별한 상상력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작품은 "나를 보내지마"와 많은 부분 닮아있어요. <나를 보내지마>가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한 복제 인간의 운명을 통해 삶과 죽음, 인간의 존엄성을 성찰한 작품이라면,
<클라라와 태양은> 인간의 감성과 마음까지 감지하는 인공지능로봇 클라라의 마음과 사랑, 희생을 통해 진짜 인간됨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어요.
로봇보다 더 매정하고 외로운 사람들 인간보다 더 다정하고 더 사랑하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까지 할 수 있는 로봇.
이 이야기는 동화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소재가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지 않겠냐는 딸의 충고를 받아들여 동화책이 아닌,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편소설로 집필했다고 해요.
마음에 남는 몇 구절 옮겨봅니다.
(인공지능에 밀려 도태된 과학자- 주인공 소녀의 아버지가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 만든 마을에 살다 딸을 만나러 온 장면이 있는데.. 나름의 자기 삶에 만족하고 있다며 한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p339 "거기가 내가 속한 곳이니까. 그렇게 나쁜 곳은 아니야. 나는 거기가 좋아. 괜찮은 사람들과 같이 지낼 수 있고, 대부분 나하고 똑같은 길을 거쳐 온 사람들이야. 만족스럽고 충만하게 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된 사람들이지."
p379 "조시가 어머니하고 같이 있으면 덜 외로울 수 있다면 나는 기쁘게 떠나겠어요."
"근데 내가 언제 외롭다고 했냐고? 나 안 외로워."
"어쩌면 인간은 전부 외로운 것 같아요. 적어도 잠재적으로는요."
p421 그러니까 내 말은 조시와 내가 각자 세상에 나가서 서로 안 만나고 산다 해도 어떤 부분은, 마음속 어딘가에서는 늘 같이 있을 거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