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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어렸을 때부터 존경해 오던 사람이 한 명 있다.
누군지 특정할 수는 없지만, 존경했던 이유는 명확히 말할 수 있다. 그는, 내가 봤던 사람 중 가장 ‘마음이 헤픈 사람’이었다.
‘헤프다’라는 단어에 우리는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을까? 보통의 경우에는, 그리 긍정적인 상황에서 사용하진 않는다. 그것이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헤프다는 단어는 누군가를 끌어내릴 때 사용하지 않나. 하지만, 헤프다는 단어의 뜻은 본래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무언가를 아낌없이 사용하는 모양새’를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이 헤프다는 표현은,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풀고, 누구에게나 사랑을 표현하고, 마
치 마음을 무한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처럼 사용하는 사람을 표현하기에 알맞은 문장이 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마음이 헤픈 사람’을 보면, 마치 애정결핍을 앓고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누군가에게 애정을 받지 못한 채 살다 보니 사랑을 억지로 주려고 하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애정결핍’과 ‘마음이 헤픈 사람’은 결정적으로 달랐다. 정확히는, 목적이 달랐다. 마음을 쓰는 목적이.
애정을 받는 것에 목마른 사람들은 사랑을 남발한다. 하지만, 마음을 쓰는 것에 여유로운 사람들은 사랑을 웃으며 베푼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친절을 베푼다. 그들은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본인에게 사랑이 없는데, 사랑을 주려고만 하면 결핍이 생기지 않나. 그러나 그는 사랑을 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사랑이 넘쳐나서 자연스레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비록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왜 저렇게 친절을 남발하지?”하며 오해할 수도 있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마음이 헤픈 사람이라 참 좋다”라는 마음으로 바라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