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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진 Jul 19. 2024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

생각 쪼가리 #11. 혼자 떠난 여행

  원래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어딘가 새로운 곳에 가는 것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한 군데서 느긋하게 앉아있는 것이 성미에 더 맞다.



  그러다가 내 의도와 관계없이 하루 종일 집안에만 머물러야 하는 시기가 닥쳤었다.



  맞다. 바로 코로나 시기이다. 코로나 시기에 나는 정부에서 말하는 규칙들을 정말 그대로 지켰다. 약속을 잡거나 외식을 하지도 않았고, 정말 말 그대로 집안에만 있었다. 그렇게 반년 넘게 집에만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같으면 집에 있는 게 답답할 리가 없었을 텐데, 타의로 갇혀 있으니 답답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심지어 확진자가 줄기는커녕 점점 느는 것을 보니 나만 집안에 있나, 남들은 도대체 뭘 하고 돌아다니길래 그렇게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가 싶어 정말 짜증이 쌓여가기만 했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던 나는, 그때 처음으로 어딘가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 시국'에 여행을 가도 되나 싶기는 했지만 고심 끝에 여행을 가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답답한 마음이 바다처럼 탁 트인 곳으로 가면 숨통이 트일 것 같아서 광안리로 가기로 결정했다.

  '여행지에서 장사하시는 분들도 먹고살아야지'라고 변명하면서, 혼자서 조심히 다니고, 마스크 열심히 쓰는 것으로 타협하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여행을 가서도 바닷가, 근처 식당, 숙소 앞 편의점 정도만 들르고 거의 모든 시간을 숙소 안에서 보냈다.



  내 인생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은 특별할 것 없는 여행이었지만, 왜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는지를 살면서 진심으로 이해하게 해 주었다.

  정말 별것 아니더라도 평소의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일상에 지치고 힘들어질 때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 진다. 내가 더 지치기 전에 어딘가로 훌쩍 떠났다 돌아오면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이 생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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