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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진 Jul 14. 2024

바다

생각 쪼가리 #7. 바다

  나는 충청북도에서 나고 자랐다. 충청북도는 우리나라의 정중앙에 있는 내륙지방이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다른 도와는 다르게 바다를 보러 가려면 동해든, 서해든, 남해든 최소 3-4시간은 잡아야 한다.


  (심지어 여름휴가 철에 바다를 가려는데 8시간을 차에 갇혀있었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인가, 바다라는 공간은 나에게는 특별한 공간이다. 수평선을 보고 있으면 가슴도 뻥 뚫린 듯이 시원하고, 자유로운 기분이 든다.



  소금기가 느껴지는 짭조름한 바닷바람을 맞을 때면 '아, 내가 정말 바다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해방감을 느끼곤 한다.



  나는 바다에 가면 아무 목적 없이 해변을 따라 쭉 걷는 것을 좋아한다. 다리가 조금 아프고, 덥고 지치긴 하지만, 탁 트인 공간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내 안이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는 듯하다.


4월의 제주도. 애월은 처음인데 바다가 정말 예뻤다.


  그래서일까, 여행을 가려고 하면 바다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난 곳도 부산 광안리였다. 광안대교 바로 앞에 숙소를 잡아 하루를 느긋하게 보내고 있으니 정말 행복했더란다.


부산 광안대교. 이제 막 불이 켜졌다.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니 광안대교에 불이 들어왔다. 다리 위를 달리는 차들도 반짝이는 것이 참 아름다웠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불꽃놀이. 사람이 정말 많았다.


  또 어느 날엔가, 광안리 바닷가에 불꽃놀이를 보러 간 적이 있다. 하늘에는 불꽃이 수 놓이고, 바다에는 빛이 부서져 내렸다. 그때 그 장면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내 머릿속에 사진처럼 남아있다.



  어쩌면 바다가 바다라서 좋은 것도 있지만, 이런 예쁜 기억들로 덮여서 바다가 더 좋아진 것도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힘들고 지치는 날이면 바닷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탁 트인 공간에서 일 생각이나 걱정거리 없이 여유를 만끽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조만간 훌쩍 여행이나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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