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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진 Jul 15. 2024

병원 가는 길

생각 쪼가리 #8. 병원 가는 길

  오늘은 병원에 가는 날이다. 나는 매달 2번씩 병원에 간다.


  서울 가는 버스를 타고, 한 시간가량 멍하니 앉아 있으면 어느새 도착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사람으로 가득 차 북적거리고, 활기가 넘치는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버스에서 내리면 지하철로 갈아타거나 지하철역 한 개 정도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 보통 나는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것을 택한다.


  병원까지 걸어가는 길에는 카페가 참 많다. 커피 향이 좋은 카페, 디저트가 맛있어 보이는 카페, 초코로 둘러싸여 달달해 보이는 카페, 달콤한 꿀 같은 카페, 차가 향긋한 카페...


  평소보다 일찍 도착해 시간이 남을 때면 병원 가는 길에 딴짓을 좀 한다. 눈에 보이는 아무 카페에 들어가 삼십 분에서 한 시간 정도 여유를 즐기기도 하고, 맛있는 디저트가 보이면 그 디저트를 곁들여 그 시간을 더 달콤하게 만들기도 한다.






  평일 오후, 반차를 쓰고 병원에 간다는 것이 아주 조금은 아깝긴 해도 그날이 기다려질 만큼 두근대기도 하고, 남들이 다 일하고 있을 시간 혼자 회사를 나온다는 사실이 나에게 해방감을 주기도 한다.


  그런 날들이 이제는 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어릴 때는 병원 가는 길이 그렇게나 싫었는데, 이제는 병원 가는 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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