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진 Jul 24. 2024

나이를 먹는다는 것

생각 쪼가리 #16. 나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경험을 그만큼 더 많이 했다는 뜻이다. 하루가 지나면 나는 그 하루만큼 경험을 더 한 것이고, 그 하루가 쌓여 일 년이 지나면 한 살을 더 먹는 시간 동안 그만큼 더 많은 일들을 겪었다는 뜻이다.



  그래서인가, 내가 나이를 먹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이제는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내가 취직 전에는 사촌언니들이 회사일로 힘들어했던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 내가 나이가 들고 취직을 하면서 그때 언니들이 왜 힘들었을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반면, 누군가 30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본인이 30살에 겪은 일과 그때의 감상을 말하면 나는 완벽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아직 30살이 되어본 적이 없기에.



  내가 정말 나이를 먹었다고 실감할 때는 엄마와 이야기할 때이다. 예전에는 엄마와의 대화가 너무 답답하고 힘들기만 했는데, 내가 나이를 먹어 과거 엄마 나이에 가까워지고, 여러 가지를 경험할수록 엄마가 어떤 생각을 가졌을지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



  아마도 20살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난다면, 20살의 나는 지금의 내가 하는 생각과 내가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동일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해왔고, 더 많이 생각해 왔고, 더 많이 성장했기에.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 견뎌야 할 것들과 책임질 것들이 늘어났다는 말이다. 그래서 가끔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정말 값진 일이다. 내가 그만큼 성장했고,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어른스러워졌다는 뜻이기에.



매거진의 이전글 우울이란 이름의 폭우가 내리는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