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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m Jul 11. 2024

방향적으로만 옳게 가면 돼

나만의 모토 만들기

영화를 볼 때마다 항상 '평론계의 아이돌'인 이동진 평론가님의 평론을 자주 보게 된다.

이동진 평론가님의 매력에 점점 빠져, 유튜브 채널도 구독하고 블로그도 이웃추가를 하여 자주 들어간다.

이동진 님의 블로그를 자세히 보다 보면 프로필 밑에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밤은 책이다' 중에서)

처음 이 글을 보고 든 생각은 '나랑 생각하는 것이 너무 똑같은데? 내 생각을 그대로 베낀 것 아니야?'였다.

그리고 그다음 생각은 '그래도 내가 옳은 방향으로 살고 있구나'였다.

출처 : 이동진 님의 블로그

그때 문득 생각나게 '나만의 모토'를 만들어 보자! 였다.

'모토'란 말은 사전에 정의하는 바는 '사람이 행동이나 삶에서 목적하는 바를 담은 말'이라고 한다.

이런 정의라고 보았을 때 이동진 님도 자기 나름대로의 모토를 블로그에 적어놓으셨으니,

나도 나만의 모토를 만들어 블로그 소개란에 적어놓고 싶었다.

아직 24살밖에 되지 않았고, 인생을 겪은 경험과 시간 면에서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했던 생각들과 경험, 철학을 바탕으로 나만의 모토를 생각했다.


그렇게 긴 생각 끝에 나만의 모토를 정했다.

바로 

방향적으로만 옳게 가면 돼


위의 언급했던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라는 말과 비슷한 맥락이다.

'인생 전체로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 그 순간에 열심히 살되 방향적으로만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 내가 자각하자'라는 말이다.

이 말은 의외로 유용하다. 특히, 내가 이것을 할지 말지 선택의 기로에서, 또 나의 선택에 확신이 없을 때 도움이 많이 된다.

선택의 기로에서 도움 되는 말 '방향적으로만 옳게 되면 돼'

이 말이 왜 나왔는지 일화를 말하자면,

때는 내가 2022년, 대학교 3학년을 다닐 때 나는 봉사동아리의 회장자리를 맡게 되었다.

그 봉사동아리는 오래된 동아리라 역사도 깊고 그만큼 졸업하신 선배들도 자리에 참석하는 행사를 많이 열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행사는 진행되지 않았고, 행사를 진행하던 선배들은 다 졸업하셔서 행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물어보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나한테 내려온 인수인계는 4년 전 착하신 선배님이 쓰신 인수인계장 두세장, 그리고 자기도 어리고 신입생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4학년 선배들의 말 뿐이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2년 만의 행사라 졸업하신 선배님들이 많이 오신다는 이야기. 20명의 졸업하신 선배님들이 추가로 오신다고 하셔 그렇게 나는 영락없이 재학생까지 합쳐 총 70명의 행사를 이끌어야 하는 중대한 자리가 되었다.


부담감이 엄청났다. 행사가 어떤 분위기 인 줄도 모르고, 나에게 아는 선배로는 3년 위가 최대인데, 30년 전에 졸업하신 선배들이나 현재 교수님도 하고 계시는 선배님들도 오신다고 하니. 그렇게 2주를 머리를 꽁꽁 싸매고 공부도 하지 못하며 행사 준비를 했다. 


행사 전날은 너무 긴장되어 3시간 정도밖에 못 자며 전날 미리 써둔 대본을 달달 외우며 대관해 둔 음식점에 도착하여 행사를 진행했다. 


결과만 말하자면 행사는 망했다. 내가 생각했던 대본 대로 진행되었던 적이 한 번도 없고, 내가 어떤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는 채로 긴장하며 말을 하다 시간이 지났고, 그렇게 행사가 종료되었다.

이런 모습을 상상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되게 아쉬웠다. 그리고 그때 왜 그렇게 되었는지 천천히 복기를 해보자면, 첫째로 너무 잠을 못 잤다. 지금 생각해 보면 준비는 완벽하게 마쳤지만, 너무 긴장해 전날 조금밖에 자지 못해 위기 상황에 대처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또 둘째로는 별거 아닌 것에 너무 쫄아있었던 것 같다. 여유를 가지고, 내가 원하는 대로 안 풀려도 '오늘 제가 대본을 준비했었는데 다 무쓸모가 되었네요 하하' 이렇게 위트 있게 말하며 나의 페이스를 찾으면 되었는데 당황하여 안 해도 되는 말을 많이 했다.

(물론 선배님들은 너무 좋았다고, 재밌었다고 했지만 내가 내 나름대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때 '방향적으로만 옳게 가면 돼'라는 말을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전날 완벽한데도 불안하여 잠을 못 자고 대본을 달달 외우고 있을 때, '나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고 회장으로서 할 방향적으로 옳게 했다'라는 생각을 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잠을 잘 수 있지 않았을까. 또,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도 '내가 지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방향적으로는 옳게 하고 있다'라는 확신을 가졌으면 조금 더 여유가 생겼지 않았을까.


그 이후로 이 모토를 항상 머릿속에 가져 다니고 있다. 특히, 남과 비교당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때 이 모토는 유용하게 작용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활동은 의미 없는 거 아닐까?
내가 지금 이 길을 옳게 가고 있나? 묵묵히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이 맞는 것일까?

라는 질문이 들 때 이 모토를 생각하며 어떤 한순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만의 확신이 생겨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또, 중요한 갈림길에서 선택할 때 나만의 기준에 따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말이 인생 모토일 수도 혹은 썸네일의 '버티면 되는 거야'가 인생 모토일 수도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도 자기만의 모토를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나처럼 모토를 만드는 것도 좋고, 책에서 읽은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문장이 있으면 그거라도 좋다. 지금까지 자신이 해왔던 경험들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모토를 정하고, 중심을 잘 잡는 삶을 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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