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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블루 Sep 23. 2024

나의 기록_첫번째

부담 갖지 말고 쓰고 싶을 때 마다 기록하기 끄적끄적,

초등학생 이후로 일기를 쓴 적이 없었다. (사실 그때도 방학숙제라서 한꺼번에 썼었다.)

대학교를 재학 당시였나 갑자기 sns상에서 흔히 다꾸라는 게 유행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여전히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는 것 같다. 매년 11월에서 12월이면 심플하면서 속지가 마음에 들고, 종이가 너무 얇지 않으며 크기도 가방에 들어갔으면 좋겠고… 이것저것 따져가며 구매했었는데 더이상은 돈이 아까워서(눈물) 사지 않는 것 중 하나이다.


그 와중에 캘린더가 아니라 일기에 꽂혀서 어른이 됐으니까 일상도 좀 어렸을 때보다 다채로워졌고, 한 번 써볼까 싶어서 시작했던 적도 있었는데 네.. 일주일 썼나^^ 그 일기장 이사 오면서 버린 것 같은데 하하


일기를 쓰면서 확 다가왔던 감정은 '와, 이렇게 적어 놓으니까 내 일상 뭐 없네?' 였다.

하루하루가 특별하지도 않고, 학교와 집이었던 생활이 직장에서 집으로 바뀌었을 뿐이고 가끔(은 아니고 자주)있던 진상을 만나 힘들었던 하루 같은 걸 쓰다 보니까 같은 내용을 굳이 이렇게 기록해서 뭐하나 싶었던 마음도 있어서 더 쉽게 그만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퀴즈에서 굿파트너에 나오신 지승현 배우님을 보게 됐는데 무명일 시절부터 10년이 넘게 써오신 일기를 몇 개 읽으셨다. 이름이 있는 역할이 주어지기까지 똑같이 오디션을 보고, 떨어지고, 다시 힘내자고 너는 할 수 있다고 반복하는 내용이 조금씩 단어나 문장 한두 개만 바뀌어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적혀있는데도 결국은 일기에 적혀진대로 이름이 알려진 배우로써 읽으시는 모습을 보니까 괜히 나까지 벅차올랐다.


누구나 힘든 시기는 있고, 가족이기에 더 말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갖고 있을텐데 결국 그걸 털어 놓을 수 있는 공간은 나 혼자만의 공간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어린 초등학생 시절에도 자물쇠 달린 다이어리 한 권쯤은 다들 문구점에서 사 본 추억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저마다 다를지라도 그 작은 다이어리 안에 적었던 것은 결국 어린 마음에도 부모님께 말하고 싶지 않았던 작은 비밀이었다. 어른이 된 지금 현재의 나는 그 시절보다 더 털어 놓고 싶은 구구절절한 생각들이 많다. 


가끔 우울하고, 가끔 초조하고, 가족과 있을 때는 즐겁지만 저 한켠에는 여전히 불안함이 자리잡고 있다. 언제쯤 평온한 상태가 될지는 모르겠다. 한 명 분의 몫을 다 할 수 있게 되면 그런 상태가 될까? 오히려 그 전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태가 꼭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던 안정된 직장을 갖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굳이 덧붙이자면 나는 직장이 아니라 나의 직업을 갖고 싶은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고 있는 거라는 생각도 갑자기 지나가네… 


평생은 바라지도 않고 내가 하면서 배울 수 있는 일, 충족감을 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그게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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