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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당 개 n년 차 May 27. 2024

감성을 일으키는 것들

#20. 1. 감성을 일으키는 책

 드디어 스위스 사진이다. 파리에서도 가장 처음 올렸던 사진을, 그 거리를 가장 좋아했던 것처럼 스위스에서의 첫 도시, 베른에서 처음 눈길을 끈 베른의 중심을 관통하는 '아레강'이 너무 좋았다. 당시엔 수영을 배우기 전이라 강에 들어가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시원하겠다.' 정도의 부러움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아쉽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물의 색깔, 주변의 냄새, 물이 흐르는 소리, 전부 다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었다.




 첫 문단의 마지막 문장의 그때의 감성 전부이다. 사실, 파리의 그 거리에서도 딱 이 정도 감성이 전부였던 것 같다. 다만, 처음 쓰는 글에 조금 더, 공작처럼, 목도리도마뱀처럼 허울만 좋게 계속 꾸몄던 것 같다. 그러면서, 오히려 가볍게 쓰고자 했던 마음만 무거워지고 글은 더 가벼워졌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건 무리였나?' '독서에만 집중할까?' '처음부터 써보고 싶었던 소설을 쓸까?' 극과 극을 달리는 생각들이 이어지고, 적당한 지점에서 합의를 보았다.


 감성을 일으킨 유럽의 풍경들과 '책'의 일부에 대해, '정말 그 감성만' 쓰려고 한다.(독서에 더 집중하려는 꼼수로 보일 수도 있겠다.) '풍경에 대한 한 문장의 감성', 그리고 '현재 읽고 있는 책에서 특정 문장, 문단, 페이지에서 느끼는 감성 한 줄 내지는 두 줄'(책의 특정 부분 필사와 함께)을 써서 '연재'해 보려고 한다. 하나의 글의 구성은 작아지나, 오히려 독자들에게 '좋은 책의 일부를 그대로 소개'할 수 있어서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구성이 작아지는 만큼 일주일에 두 편을 연재할 생각이다.(평소에도 독서하다 감성이 이는 부분을 그대로 적거나 감성을 메모하고 있었기에 가볍게 쓸 수 있다.) 요즘 며칠 필사와 감성을 서랍에 담기 시작했는데, 더 '글을 쓰는 재미'가 있고, 짧지만 더 '글을 쓰는 느낌'을 받는다.(정확히 뭐라 표현할 수는 없지만)


 이전(#14)에 쓰기도 했는데, 나는 평소 심했던 내 '지적 허영'을 고치기 위해 더 확실하게 공부하고, 말을 아낀다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제대로 알아가는 연습'과 '겸손하는 연습'은 많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지적 허영'이 크게 줄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 시작할 이 '연재'로 내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부분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써서 간접적으로나마 내 '지적 허영'을 드러내고자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던 것 같다. 나의 소소한 '욕심'과 '일탈'에 염치없지만, 많은 '응원'과 양해를 부탁하는 바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자님의 말씀대로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쓸 것이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확실히 알고 있는 것만 '안다'고 자각하며, 그렇지 않은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라. 그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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