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드러누워 잠들 뻔한 썰 푼다

노숙자 아니고요, 요가 했습니다

by hase

나의 올 여름 버킷리스트는 딱! 하나였다. 광화문광장에서 하는 달빛요가.

작년엔 너무 늦게 알아서 사전 신청을 못하면 못 가는 줄 알고 포기했고 올해는 여름이 오자마자 신청 공지가 뜨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래서 올해는 사전신청을 아주 신중하게 날짜를 고민해!성공했던 것인데!


여름 야외 행사의 최대 변수....장마를 만난 것이다. 하필 나는 올해 중 비가 제일 많이 오던 주에 참가 신청을 하였고... 7시반까지 도착하기 힘들 것 같아 반반차도 내고... 그날만은 비가 안 오게 해달라고 하나님 부처님 알라님 천지신명님께 빌고 빌었지만 줄기차게 비가 쏟아지더이다. 아침에 비가 오질라게 내리는 걸 보면서도 혹시 몰라 운동복 바리바리 싸서 출근하던 길에 취소 문자를 받았던 심정이란.... 그냥 반반차 내고 일찍 퇴근하는 사람이 되. (이것도 나쁘지 않긴 하다)


하지만 내가 누구? 하기로 맘 먹은 건 꼭 하고야 마는 반(半)테토녀다. 그 주 이후로는 다행히 비가 그쳐서 대체로 취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날짜를 골라 반차를 냈다. 나름대로 나 혼자만의 아주 짧은 여름 휴가를 보내기로 맘 먹은 것이다. 달빛요가는 당일 노쇼 자리는 현장 신청이 가능한데, 이게 날씨도 무덥고 무료로 진행되다보니 노쇼가 꽤 많다. 그리고 매트 남으면 웬만하면 받아주는 듯 하다(뇌피셜). 물론 개인 매트 지참도 환영. 그래서 반차 내고 일찍 퇴근하여 광화문일짱빵맛집(반박 안 받음) 킹갓제너럴충무공 <<<<커피원>>>>에 미리 예약해놓은 샌드위치랑 푸딩도 사고(이게 본목적 아니냐고?....이래서 눈치 빠른 꼬맹이들은....) 아주 오랜만에 광화문 교보문고 들러서 구경도 했다. 벨상 수상 작가의 작품을 원어로 찍먹하고 (한강 작가님 작품을 훑어봤다는 뜻) 스벅 가서 빵 먹으며 힐링 때렸다. 아니 스벅은 왜 평일에도 자리 잡기가 이렇게 빡세냔 말인가...

썬드라이토마토리코타잠봉 샌디치&쑥밤 푸딩 넘모 맛있어요

달빛요가 현장 접수는 7:20부터라서 최대한 스벅에서 버티다 (더우니께...) 줄을 섰다. 체감상 사전예약자&현장접수자가 반반인 느낌. 날씨도 더워죽을 거 각오하고 갔는데 생각보단 덜 더웠다ㅋㅋ.. 현장접수자도 얼음물과 음료를 주는 대혜자 행사였다. 매트에 앉자마자 눈앞에 광화문이 보이는 것이 아 진짜 너무 조앗다. 서울에서 종로를 젤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서촌러버로서...걍 너무 좋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

사진은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이지만 어두워지면서 광화문에 불 들어오는데 정말 예쁘고 서울뽕이 빡빡 차올랐다 서울(구석탱이)에서 태어나 평생 서울에 살다보니 딱히 서울의 장점이 와닿지 않는데 이런 순간에는 서울뽕이 찰 수 밖에 없잖아,,

수업 난이도는 입문자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모든 시민이 대상이다보니. 이날의 수업 주제는 사운드배스였어서 공과 잉볼 같은 걸 둥둥 쳐주시면서 진행했는데 장소가 넓은 광장이다보니 울림이 장난 없었다. 소리 들으며 명상도 하고 빈야사 플로우도 하며 점점 까매지는 밤하늘과 불이 켜지는 광화문 그리고 야근하는 중이신지 불이 꺼지지 않는 빌딩을 바라보았다...★

사바아사나 시간은 진짜 최고였다... 광화문 잔디밭에 누워 싱잉볼 소리 들으며 온몸을 이완하다 보니 진짜 잠들 뻔 했다 공용 매트 왜케 폭신한가요?

이렇게 조은 걸 왜 더울 때만 진행하는지,,,봄 가을에도 하고 기간도 더 길게 하면 안되나요 보고 있나 서울시!!!!

내년 여름엔 두번 세번도 참가하고 싶다,,시간만 허락한다면 꼬옥,,, 이 글을 보셨다면 내년 달빛요가 반드시 참여하세요 정말 서울시 최고의 문화행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님묘.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쪽도 플라잉요가를 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