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파리 디즈니랜드의 비와 불꽃, 그리고 엄마

파리의 마지막 밤, 잊지 못할 순간들을 담다

by 이연


ChatGPT Image 2025년 7월 12일 오후 11_14_26.png 그날의 엄마의 미소는 너무나도 눈부셨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하루,
우리는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열차 창밖으로 흐르던 구름 사이,
엄마는 조용히 중얼이듯 말했다.


“비 오면 어쩌지… 퍼레이드는 못 보겠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엄마, 우리 파리에 일주일 있었는데 비 한 방울도 안 왔잖아.
그것만으로도, 기적 같지 않아?”


정말 그랬다.
우기가 분명한 계절 속에서도
런던에서 파리까지,
우리가 지나온 길에는 단 한 번도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래, 비가 와도 괜찮을 것 같아.”
엄마는 이내 미소 지었다.


그리고 그날, 우리는
파리 디즈니랜드의 오픈 시간부터
불꽃놀이가 끝날 때까지
하루라는 선물 안을 함께 걸었다.


오전 11시.
비는 조용히, 그리고 점점 진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펴고, 우비를 꺼내며
나는 엄마를 다시 아이처럼 챙겼다.


퍼레이드는 취소되었지만,
엄마의 첫 디즈니랜드를
그저 스쳐가게 두고 싶지 않았다.


라따뚜이도 타고,
겨울왕국의 무대도 보며
비 속을 누비는 하루는
어느새 조명처럼 스르르 어둠에 스며들었다.


비가 그치고, 세상은 숨을 고르듯 고요해졌다.
우리는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나눴다.
그리고 조용히 이야기했다.


“엄마, 미안해. 퍼레이드 보여주고 싶었는데...”

엄마는 말없이 웃었다.
그 미소엔 수많은 안타까움과
수많은 이해와 사랑이 함께 젖어 있었다.


그리고 밤.
디즈니 성 위로 불꽃이 터졌다.
생각보다 더 화려했고,
상상보다 더 찬란했다.


나는 그 순간,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는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는 지금, 그날의 설렘을 다시 품으며

자신의 두 번째 아이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빛나는 불꽃 속에서,
나는 엄마와 함께 있는 지금이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밤이라는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눈에 서로를 담고
파리의 마지막 밤을
은은하게, 조용히

불꽃처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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