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지 Jan 02. 2024

합리적인 것은 어렵습니다.

스타트업의 리더는 사고는 합리적으로 결정은 감성으로 해야 합니다.

 제가 삶을 살면서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 중 하나는 의사결정을 하는 순간입니다. 중요도나 빈도에 상관없이 의사결정은 저에게 어려운 행동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저는 의사결정을 힘들어한다는 이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습니다.


 과거 리더의 역할을 맡았을 때 역할과 책임이 비교적 큰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큰 의사결정을 할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저 역시 여러 의사결정을 해야만 했습니다. 실무자로서 나름 나쁘지 않은 커리어를 쌓았다고 생각한 저는 리더로서도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의사결정을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고민이었는데 짧은 시간만을 투자한 결과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거침없이 의사결정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한 용기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잘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 쉽게 생각하고 행동했습니다. 점심을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질문에는 거침이 대답했습니다. 합리적으로 사고한 결과라고 주장하면서 말이죠.


 가슴에 손을 얹고 그때 저는 굉장히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결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합리적으로 결정한다고 믿었던 것뿐이지 당시 제가 했던 적지 않은 생각과 결정이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사실을 바탕으로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며 일관된 기준에 따라 사고하고 판단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왜 그토록 어려운 일인지 위에 문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보자마자 느낌이 오시겠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1. 사실을 바탕으로
먼저 합리적인 사고는 사실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충분한 사실, 즉 데이터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열심히 데이터를 모았다고 하더라도 수집된 데이터가 합리적으로 사고하는데 적절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그 양이 충분한지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2.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며 일관된 기준
합리적인 사고를 위해서는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며 일관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완벽하게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며 일관된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점심식사로 자장면을 먹겠다는 결정을 이성적으로 하기 위해 몸의 영양상태, 날씨, 다른 선택지와 비교우위 요소 등 다양한 변수와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그리고 그 강도를 따져 최적의 선택지라고 판단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또한 결정이 객관적이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사람도 자장면이 최적의 선택지라는 결정을 하기 위한 기준이 동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과 동일한 조건이라면 다른 날에도 중국음식점을 갔을 때 자장면과 짬뽕 중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자장면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합리적 사고가 왜 어려운지 설명하기 위해 다소 극단적인 예를 들기는 했으나 어려운 것이 맞다는 것은 공감하실 것입니다. 리더를 떠나 인간은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비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의사결정하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합리적 사고에만 치우치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개인적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때는 합리적으로 사고한 후 감성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보면 감성은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이를 리더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특정 이슈 또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조직의 구성원과 공감할 수 있는 성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잘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합리적으로 사고한 후 그 결과를 구성원과 공유합니다. 그 후 구성원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하며 함께 고민 및 반성을 하고 보완하여 최종 의사결정을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높은 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지표를 보여주며 이성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물건을 사보면서 높은 가격에 놀라는 것이 효과적인 설명방법 일 수 있습니다. 나름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의사결정을 했다고 하더라고 이것만으로는 상대방에게 공감을 얻기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감성을 통해 공감 후 내린 결정은 높은 확률로 구성원에게 공감될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해도 잘못된 의사결정, 다른 구성원은 절대로 인정하기 힘든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반복되고 경험과 결과가 축적되면 우리 조직만의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며 일관된 합리적 기준이 생길 것입니다. 그 후에는 그 기준에 따라 정말 효과적이며 조직구성원 모두가 납득하는 의사결정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리더는 의사결정을 할 때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왠지 그렇게 행동하면 타인에게 능력 있고 멋지게 보일 것 같다는 생각도 마음 한켠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인 줄도 모르고 합리적으로 사고하겠다고 결정했고 제 생각과 결정이 합리적이라고 믿었습니다. 심지어 타인에게 제 생각과 결정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스타트업의 대표님 의사결정을 하실 때는 합리적으로 사고하신 후 감성을 바탕으로 결정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