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죽고 싶어 질 때가 있어
마음이 싸하게 식어서는
숨이 막혀오고 눈물이 울컥 쏟아져 나와
괜찮은 날이었는데 이유도 없이 그런 순간이 찾아오면
더없이 견디기 힘들어져
정말 내가 나를 죽여버릴 것만 같아서 불안해져
오늘밤 나는 살아남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어
죽음 앞으로 질질 끌려가
약을 모조리 갈아서 삼켜버리고 싶어
심장이 멈춰버리도록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나버리도록
삶을 유지할 이유가 있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그걸 잊어
잊고 말아
죽고 싶은 마음만 남아
살고 싶지 않은 나만 있어
그런데 나는 나를 살리고 싶어
엉엉 울면서도 나를 저지해
그러지 말라고 붙잡고 늘어져
살고 싶지 않은데 살았으면 좋겠어
근데 있잖아
진짜 사실은 죽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