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많아 읽고 싶은 책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도서관에 ‘책두레’라는 착한시스템이 있다.
만약 내가 찾는 책이 시립도서관에 있으면 도서관홈페이지에 책두레 신청해 놓고 기다리면 된다. 일주일 후, 집 근처 가까운 작은 도서관에 책이 도착하면 문자가 온다. 문자 받고 책을 만나러 가는 길이 설렌다.
설렘의 강도를 1부터 10까지라고 하면 여행 당일 출발할 때는 설렘 10, 책두레 신청한 책을 찾으러 가는 길은 설렘 4, 약속한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은 설렘 6, 요즘 재미 붙이고 있는 운동(수영 2개월 차) 하러 가는 날은 설렘 3, 아이 하교 기다리며 학교 앞에 서 있을 때 설렘 2, 하루 일과 마치고 침대 위에서 딩굴딩굴 누워있을 때 설렘 1, 설렘 5,7,8,9는 무얼까. 오랜만에 쇼핑할 때 설렘 9, 일 년에 3번 친정집 방문할 때 설렘 8, 첫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은 긴장도 되니까 설렘 7, 주말부부라 신랑이 매주 토요일 올 때 현관문 앞에서 잠깐 설렘 5 되겠다.
내 맘대로 설레임리스트 만들어 놓고 쭉 보니 매일 설렘을 느끼고 있구나를 알게 된다. 잠은 매일 자고, 운동도 거의 매일 가고, 아이가 학원 안 가는 날은 학교에 데리러 가니까. 설렘의 강도가 높은 것 들은 확실히 횟수가 적은 것들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강도보단 횟수가 더 중요할 거 같다. 풀밭에 펼쳐져있는 수많은 세잎클로버와 어디 있는지 찾기도 어려운 네잎클로버도 그렇듯.
내가 선택하고 만족할 수 있는 설렘 1~4를 일상에 더 자주 심어놔야겠다. 설레임이란 단어도 참 예쁘네. 오늘도 난 설렘 1을 느끼러 침대 속으로 들어간다. 굿 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