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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껌정호랭이 Black Tiger Aug 28. 2023

17. 돈을 벌까? 가족들과의  추억을 쌓을까?

우리네 인간들이 길고 긴 인생사를 살다 보면 반듯이 3번의 기회가 주어 진다고들 말을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사용할 때는 꼭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자기 위안으로 "그래 세 번의 기회가 온다니까 다음에는 꼭 잘 되겠지!!!"라고 실패한 후에 요행을 바라는 듯 이렇게 말을 한다. 그러나 인간이 이 세상에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태어나면서 이미 자신을 만났고 가족을 만났고 세상을 만나 버려서 인간들에게 주어진 3번의 성공 기회는 이미 다 사용해 버렸다고 진실 씨는 생각한다.


따라서 인간들에게 실패한 사람들이 바라는 요행 같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본인의 꾸준한 노력과 성실한 삶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아 다른 사람들 보다 앞서 나가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렇다고 세상을 너무나 돈에 대한 욕심으로만 얽매여서 인생을 허비해서도 안된다. 물론  돈이 있어야 나도 가족도 세상을 살아 가는데 조금은 수월하겠지만 오롯이 자기 삶을 포기 한채 돈만을 쫓아서 살아가서도 안된다.


따라서 세상을 살다 보면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꼭 나뿐 일만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인생사에는 이런저런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많은 일들을 고민으로만 한정하면서 살아갈 필요 또한 없다. 인생은 너무나 짧기 때문에 이 모든 시간들을 아끼면서 나 자신을 위하고 내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유하면서 그때그때의 추억들을 놓치지 말고 많이 쌓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 씨도 여러 핵심부서 일들을 두루 섭렵해서 이제는 어엿한 K전자의 중견 간부로 성장했다.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고 관리 감독 또한 철저히 해야 했다. 진실 씨가 여기까지 성장하는 데에는 수 없이 많은 노력과 실패 아픔 그리고 성실성등이 더해저서 이 자리에 올라와 있었지만, K전자 또한 그 이상의 엄청난 성장을 해 있었다.


이제는 국내 관련 업계에서의 상위 포지션은 당연하거니와 글로벌 마켓에서 상위를 점유하기 위해서는 해외에 공장을 짓고 생산을 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K전자도 필리핀에 해외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것을 필두로 중국 베트남 등에도 현지 공장을 마련하고 현지에서 직접 생산 글로벌 다국적 업체에 납품을 해야만 경쟁력이 있어서 해외공장만이 채산성을 맞추고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필수 요건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이기도 하지만 현지 해외공장에 파견할 인력이 문제였다. 국내에서는 큰 실수를 하더라도 여러 직원들이 관리 감독을 하기에 크게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수습이 되지만, 해외에서의 경영은 국내에서 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1년에 고작 한두 번 진실 씨가 나가서 감사랍시고 자료를 보기는 하지만, 이는 이미 지나간 일들에 대한 사후 확인 밖에 안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매일매일 자료를 받아 검토를 하고 업무 지시를 내려서 관리를 한다고 해도 간간이  문제가 발생해서 필요 이상의 비용이 낭비되고 업무 처리 속도 또한 그만큼 지연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따라서 본사 임원진 들은 몇 번이나 진실 씨를 불러 필리핀이든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직접 파견을 나가서 현지 법인장으로 업무를 총괄해 주기만을 수차례 요청 했지만 그때마다 진실 씨는 본인의 모토인 길지도 않은 인생살이 동안 "가족들과 절대 떨어 저서 살지는 않겠다"는 생각 속에서 수많은 갈등을 해야 만 했다.


진실 씨가 해외 파견에 대한 갈등을 할 때마다 진실 씨의 본마음을 알지 못하는 사랑 씨는 "고민할게 뭐 있어, 속 편하게 몇 년 나가서 살다 오셔" "그래야 나도 좀 편하게 살아 보지"라고 농담 섞인 말로 위로 아닌 진심을 말했지만 진실 씨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본인이 나가서 살게 되면 본인은 국내에서 여러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것보다는 현지 법인 업무만 관리하면 되기에 몸은 편하면서도 수입은 국내에서 보다도 2~3배로 더 많이 받을 수 있었고, 모든 편의 시설뿐만 아니라 대외 활동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지원이 되기에 편리하고 좋은 일이지만, 사랑 씨 지민이 정민이와 떨어져 사는 그  세월 동안의 수많은 삶 속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은 이미 지나가버려 영영 다시 돌이 킬 수 없는 아쉬운 시간들로, 평생 가슴속에 남아 있어 후회하게 될 것 같았다.


또한 그러면서 혼자만 느끼는 불안함도 있었는데 혈혈단신 아무런 연고가 없던 진실 씨는 중소기업에서는 해외파견 이후 돌아왔을 때의 본인 자리가 절대 보장될 수 없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래서 진실 씨는 수 차례의 반복되는 좋은 회사 제안에도 결국은 단 한 번도 받아들이 질 않았고, 대신 1년에 2번 가던 출장 횟수를 더 늘려서 자주 가는 것으로 조정을 하고 국내에서 더 철저하게 업무를 챙길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진실 씨는 좋은 조건으로 편하게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돈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민 정민 사랑 씨 와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보람과 즐거움 즉 가족들과의 인생길에서 얻을 수 있는 희로애락은 절대로 다시 돌이 킬 수도 없고, 인위적으로 만들 수도, 돈으로 살 수도 없는 귀중하고 소중한 그때만의 추억"이기에 진실 씨는 "돈보다는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택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살아오면서도 단 1분 1초도 이 결정에 대해서 후회해 본 적도 없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가족과 함께 살아온 나날들이 좋은 일이든 힘든 일이든 모든 것이 다 사랑스럽고 귀중하고 행복한 시간들로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당시에는 가족과의 삶이 중요해서 해외 파견을 가지 못한다고 직접적인 말은 못 했지만, 이 기회를 들어 당시 진실 씨의 선택에 호응해 주신 모든 분들과 가족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진실 씨는 그러한 선택의 기로에 다시 서있게 된다 하더라도, 전과 동일하게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가족과의 삶을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난 요즈음 진실 씨는 다시 또 고민에 빠졌다. 법적인 정년이 지났는데도 언제까지 지속적으로 돈을 벌어야만 하는가? 


본인이 긴 세월 동안 비록 재벌은 되지 못했지만 성실하게 살아오면서 근검 절약해 어느 정도 먹고 살 정도의 재산은 축적해 놓았건만, 주위를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70~80세가 넘어서도 무조건적으로 일을 하는 것을 보면 왠지 불안하고 본인도 꿈이고 뭐고 다 던져 버리고 저렇게 일을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래서 퇴직 후 몇 년 동안은 원래의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찾아 마음을 크게 비우고 어디든 무슨 일이든 상관없이 오로지 일만을 쫓아가서 일을 해 보았다.


그러나 그곳들은 본인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남의 옷을 걸친 것 같았고, 멸시와 무시로 마음속은 남루할 대로 헐벗어 저 버렸고, 어처구니없는 상하 복종의 잘못된 문화에 순종해야만 했고, 몇 푼도 안 되는 동전을 구걸이라도 하는 듯 비굴하게 살아가고 있는 본인과 주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인간이 비참하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회의감을 참 많이도 느꼈다.


러나 진심은 진실 씨 본인이 축적해 둔 재산이 얼마이든, 그 재산을 본인이 살아 있는 동안 모두 소비하지도 못할 건 분명한데 굳이 남들이 한다고 해서 본인도 똑같이 꼭 살아야 하는가?  


나름대로 젊어서부터 계획했던 본인만의 꿈과 소망 즉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여생을 마무리하는 것이 더 멋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어떤 날은 이 길이 올바른 길인 것 같아 그처럼 살아야 할 것 같고, 또 어떤 날은 저길이 올바른 길인 것 같기도 하고... 


어릴 적 좋아했던 로버트 프로스트 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에서처럼 여러 갈래의 길을은 아니지만 단 두갈레의 갈림길에서 방향을 정하는데 고민에 빠저 섣불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곤 한다. 어려운 중노년의 갈림길에 서서...


"나도 이제는 나의 삶을 살고 싶다!!!"라고 오늘도 지금도 마음속에서는 큰 소리로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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