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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껌정호랭이 Black Tiger Aug 29. 2023

18. 명동 상권에서 소시민도 사업할 수 있었다.

누구나 무슨 일이든 새롭게 시작할 때는 겁 없이 앞 뒤 제지 말고 덤벼야 한다고 누군가는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이 진짜로 맞는 말일까? 아님 상대방의 뜻을 거역하거나 부정할 수 없어서 영혼 없이 "그래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지!!!" "내가 하지 말란다고 네가 안 할 사람이냐?" 하면서 자포자기로 하는 말일까? 아마도 대부분이 이 말을 할 때는 후자 일 것이다.


사랑 씨도 그런 면이 상당히 많은 사람 중에 한명일 것이다. 어느 날인가 뜬금없이  명동에서 사업을 하겠다면서 진실 씨에게 통보를 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진실 씨는 깜짝 놀라서 넘어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단 한 번도 사랑 씨가 사업을 한다고 할 줄은 생각도 해보 질 않았고,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의 번화가 명동에서... 또한 피부관리나 안마를 받는 것만 좋아했지, 경험은 물론 잘 아는 지인도 전무한 상태에서 전문 피부관리 샾을 하겠다니... 기가 찰 일이었다.


한다면 하고야 마는 사랑 씨, 예전부터 진실 씨는 사랑 씨의 고집을 단 한 번도 꺾어 본 적이 없어서 아예 포기하고 살고 있었다. 떠도는 얘기지만 우리나라 성씨 중에서 고집이 아니 자기주장이 세기로 유명한 성씨는 "안 씨, 강 씨, 최 씨"라고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진실 씨 집안에서는 사랑 씨가 안 씨이고 진실 씨 어머님께서 최 씨인데 이 두 사람의 고집을 꺾어 본 적이 없었다. 따라서 진실 씨는 고집 세기가 두 번째 하라면 서운할 정도로 고집이 센 사랑 씨의 계획을  추호도 말릴 생각은 없었다.


진실 씨가 사업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도 아니고 사랑 씨 자신이 모아 놓은 자금으로 하겠다는데 굳이 반대할 명분은 없지만, 혼자 생각에 분명히 사업을 준비하다 보면 계획했던 금액 보다 더 많이 필요한 것이 사실인지라 부족함을 느끼고 지원을 요청한다면, 그때는 조금이라도 지원을 해 주고자 여기저기 사랑 씨 몰레 숨겨 놓은 비상금들을 확인해 보고 있었다. 


그러나 한번 마음을 정했다면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사랑 씨가 모든 준비를 다 알아서 하겠지만 크든 작든 사업을 준비하다 보면 마무리 과정에서 분명 모자라는 자금이 분명 있을 것이기에 그때 요청을 하면 비상금 한도 내에서 조금은 지원해 줄 수 있지만, 어렵게 어렵게 마련한 우리 가족들의 보금자리인 아파트까지 담보로 해서 사업자금을 지원해 주고 싶은 마음은 단 1%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래 장소나 운영할 방법은 생각해 둔 거지?" 하면서 은근히 사랑 씨의 계획을 떠 보았다. 그랬더니 그렇잖아도 기다렸다는 듯이 내일 시간 내서 같이 명동 부동산사무소 가서 장소를 같이 봐 달란다. 못 이기는 척 바쁘다고 말은 하면서도 속으로는 고마웠다. 처음으로 사랑 씨가 사업을 해서 잘만 된다면 다방면으로 가정사에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고 또한 그 비싸다는 명동의 임대료나 기타 사업적인 면에서 전혀 알 수 없었던 부분들까지 두루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었다. 


진실 씨도 언제부턴가 기회만 주어 진다면 무슨 사업이든 하고 싶은 욕망은 항상 마음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을 때였다.


진실 씨가 생각하는 명동의 임대료 등등은 모든 곳이 엄청 비쌀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부동산사무소를 다녀온 이후로는 명동도 보이지 않는 알려지지 않은 감히 진실 씨 같은 범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겉으로 알려진 유명 장소를 제외하고는 일반 범인들이 생각하는 만큼의 비싼 장소만 명동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업종을 잘 선택하고 조금만 뒤로 물러서서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곳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수없이 많은 고민과 시물레이션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생각하고 결정한 곳은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도 제일 비싼 땅 뒤편 골목으로 조금 내려온 코너 건물 3층을 적합한 장소로 선정하고 몇 번을 방문해서는 세심하게 구석구석 올라가서도 보고, 주변에 물어도 보고, 아래서도, 옆 건물 옥상에서도 보는 등 수 없이 많은 조사와 검토를 한 후 장소 계약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인테리어도 전문 업체에 맡겨서 진행하고 있지만 그래도 불안함이 있어 진실 씨 사랑 씨 두 사람은 서로 시간을 맞춰 번갈아 가면서 매일매일 직접 나가서 지켜보다가 진실 씨는 손을 크게 다치는 일도 있었지만, 마무리된 피부관리 샾 인테리어는 정말 고급스럽고 편안한 안정감을 주는 분위기로 강남 아니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시설로 잘 꾸며 저서 어떤 사람이 손님으로 들어오더라도 그 현장 분위기에 압도되어 조용히 계약을 하고 베드에 누워서 관리를 받고 싶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잘 꾸며졌다. 뿐만 아니라 실제 피부관리 업무도 사랑 씨가 이미 알아보았다는 국내 최고의 피부관리 전문업체와 계약을 한 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다행히도 사랑 씨는 조금의 운영 자금 이외에는 큰 자금을 요청하지는 않아서 비상금 한도 내에서의 지원으로 창업준비는 순리에 따라 잘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몸을 기본적으로 움직여서 해야 하는 샾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국력과 같은데 사랑 씨 체력으로는 힘에 부칠 것이 자명했고 경험도 자격증도 없는 상태이다 보니 아무리 전문업체에서 지원을 해 준다 해도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사랑 씨도 이런 점을 알고 있었는지 계약을 진행 함과 동시에 이미 성업 중인 다른 지점을 찾아다니면서 실습과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인테리어 등등  사업준비를 차질 없이 잘 진행했고, 여기에 본인이 피부관리자격증 취득을 위해 전문 학원에 등록해서 주야로 열심히 즐기면서 다니더니 오픈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단 한 번에 피부관리사 국가자격증까지 취득하면서 불안한 마음은 조금씩 사라졌다.


피부관리 샾 하기에 명동상권이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상권인 강남 보다는 조금 덜 하지만 그래도 강남상권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최고의 상권이라는 명색에 걸맞게 최고의 자격요건을 갖춘 직원들은 물론 시설도 모두 완벽하게 잘 갖춰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는데, 찾아오는 손님들은 강남 못지않은 까다로운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아무리 하찮은 간단한 업무 일지라도 어디든 다 마찬 가지지만 특히 더 세심해야 했고 신경 써서 손님들을 대하지 않으면 바로 매출과 직결되었다. 따라서 거기에 맞는 최고의 직원들을 뽑아야 했고 그만큼 대우를 또 해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의 이탈로 인해 영업 활동에 영향을 수밖에 없었다.


사랑 씨 입장에서는 매출을 맞추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손님들에 맞춰서 응대도 해줘야 했고,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온갖 비위를 다 맞춰 줘야 하기에 하루하루가 어떻게 돌아 가는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실 속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내외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은 갈수록 더 나쁜 쪽으로만 흘러갔다. 따라서 피부관리 같은 서비스 업종에는 국내경기 상황이 좋지 않으면 엄청나게 큰 타격이 올 수밖에 없었다.


피부관리는 어디가 아파서 받는 피부과 같은 의료 행위도 아니고 의무적으로 받지 않으면 곧바로 몸에 어떤 큰 영향을 주어 불편한 생활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본인의 컨디션에 따라 관리를 받아주면 조금의 여유로운 피부관리는 되지만 피부관리를 정기적으로 받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피부에 큰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 각자 개인의 소득이나 경제상황의 좋고 나쁨의 차이에 따라 주부 아니 여성분들의 씀씀이도 줄어들게 되어 피부관리 샾 같은 서비스 업종의 매출은 밀접하게 따라 움직이는 것이 현실이었다.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저성장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사랑 씨네 피부관리 샾 매출도 경제상황과 대결이라도 하듯 급격하게 하향곡선으로 달려가고 만 있었다. 소상공인들은 하루 벌어서 하루를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날그날의 매출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 겨우 손 발이 맞아 가면서 어느 정도 익숙해졌던 직원들마저 유지하기가 힘들어 저 한 명 두 명 다른 곳으로 본의 아니게 떠나보내야 했고, 매출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 뿐 앞으로 언제가 변곡점이 될 것인지 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힘든 현실에 접하게 되면서 아쉽지만 어려운 결단을 해야만 했다.


"대기업이 아닌 소시민도 잘만 한다면 명동 상권을 점령할 수 있을 거야!!!"라는 거대한 꿈을 안고 명동상권에 도전한 지 만 3년 만에 사랑 씨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첫 사업인 피부관리 샾은, 본인이 자초한 일이기에 누구에게도 하소연도 못하고 말할 수도 없는 엄청 난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생을 남겨 주었고, 진실 씨 몰래 몇 년을 꼬깃꼬깃 모아 왔던 비자금과 진실 씨의 비상금 등 적지 않은 금전적 손실 또한 명동의 보이지 않는 상거래에 대해 배운 자발적 수업료로 저 먼 명동 하늘 허공에 날려 버리고, 사랑 씨는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으며, 진실 씨의 부풀려 가고 있던 내 사업의 꿈마저 조용히 접어야만 했다.


명동에서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의 상권에서 사업한다고 여기저기 자랑도 많이 했고, 한때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똥폼을 잡으며 지인들로부터 허공에 떠 있는 줄 모르고 성공사업자로 착각을 하게 해 부러워하는 눈빛을 보면서 가슴 뿌듯해도 했지만, 현실로 돌아와서 되돌아보면 부족했던 경험치와 쉽지 않은 명동상권의 본질조차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섣불리 뛰어들었던 사랑 씨와 진실 씨의 어설픈 삶에 대한 현실만 보여준 것 같아 많이 부끄럽기도 했다.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란 걸 과거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두 사람도 인간인 지라, 인간의 허황된 욕심의 끝을 모르고 따라가다 보니...


"인간은 왜 뭔가 하나에 꽂히게 되면 왜 주위의 또 다른 수많은 난관들은 보려고 하지 않고, 오로지 현재 진행 중인 그것의 좋은 점만을 처다 보려고 하면서 거기에 모든 것을 다 올인을 하게 되는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고, 사업 특히 서비스 업종의 사업을 하려면 "적당한 시기, 적당한 장소, 적당한 소비자, 적당한 상품" "적당한"이란 말이 참으로 어려운 말이지만, 이 4가지 모두를 완벽하게 갖춘 후에 시작해도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는 되었다.

 

여러분들도 혹여 저희처럼 바보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시려면 "단단한 돌다리 일지라도 다시 한번 두드려 보시고, 또다시 한번 더 두들겨 보시고 모든 일을 결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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