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에서 핀 엄마의 여름

by 자하

오늘 아침은 유난히 무겁고 더운 공기를 품고 있었다.

엄마는 어제부터 지하철을 타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거대한 건물 앞에 섰을 때 마치 다른 계절에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빛이 투명한 벽을 타고 흘러내렸고, 그 아래로 수천 개의 발걸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코엑스는 늘 바쁘다. 작년에 한 번, 직접 가 본 것이 다였지만 커피 냄새와 사람들의 말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안내 방송이 뒤섞여서 묘하게 어지러웠던 것이 기억난다.


그 안 쪽 어딘가에 엄마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했다. 엄마는 손수건과 수건. 두 가지를 들고 갔다.

긴 복도의 어딘가에서 하얀 천들이 조용히 빛을 머금고 있었다.

엄마는 혼자가 아닐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한다고 했다. 각자의 손끝에서 다른 색과 무늬가 피어나, 한 자리에 모이면 분명 작은 들판처럼 보일 것이다.

바람 한 점 없는 실내인데도, 엄마가 보낸 사진에는 수건 위의 꽃들이 금방이라도 흔들릴 것처럼 섬세하게 놓여 있었다. 바늘이 그린 연꽃은 물 위에서 막 피어난 듯했고,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꽃들도 눈송이처럼 사각거렸다.


엄마와 내가 전화를 하면서도 그녀는 계속해서 바쁜지 누군가와 대화를 했다.

“아,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다른 꽃도 보여드릴까요? “

“이건 소창수건으로 오래 쓸수록 더 부드러워져요.”

그 목소리는 다급했지만 물 위에 스미는 잔물결처럼 잔잔했다. 어쩐지 사람들의 손을 움직이게 하고 눈길을 끌게 만드는 마법. 그들은 천을 쓸어보았고, 손끝에서 전해진 질감에 눈썹이 살짝 풀렸다.


나는 그 장면이 오래 기억날 것 같다.

수많은 사람과 소리와 빛 속에서도, 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은 순간.

그 자리에서만 숨이 고르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정.


어제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지쳐 보였고 아침의 반짝이던 분위기는 사라진 듯 보였다. 마치 축제가 끝난 뒤의 거리처럼, 불빛은 꺼졌는데 공기 속에는 아직 그 빛의 온기가 남아 있는, 그런 고요.

종이 조각은 바람에 흩날리고, 멀리서 마지막 음향 장비가 해체되는 소리가 들리는, 어딘가 허전하지만 그래도 그 하루가 분명히 있었음을 증명하는 밤. 그런 밤을 보내며 엄마는 설렘과 아쉬움을 가지고 오늘 아침 다시 코엑스로 나아갔다.


나는 그 순간을 머릿속에서 그렸다.

바쁜 코엑스 속에서, 누군가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 작은 자리. 삶의 빠른 리듬 한가운데서 이 순간 여름을 가득 느끼며, 바다와 하늘, 들녘의 모든 빛을 모아 분출하는 아주아주 작은 엄마. 그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 조용한 파동을 그릴 것이다. 눈앞의 색색의 사람들 속에, 저마다의 이야기와 시간을 담아내는 일.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을 눈 속으로 담고 바늘 끝으로 붙잡아 두려는 듯이.

이 여름, 단 사흘만 있는 자리다.

2025년 8월 7일 목요일부터 8일, 9일, 10일.

그 사이 어딘가에서 서울 코엑스를 지나게 된다면 잠시 멈춰 엄마의 손끝이 심어놓은 하얀 천과 바늘의 여름 이야기를 꽃밭에서 잠시 들러보길 바란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