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첫 의뢰. 바지!

by 자하

서울 마켓이 끝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였다.

엄마의 휴대폰에 낯선 번호로 연락이 왔다.

“혹시… 지난번 마켓에서 바지를 사갔던 사람인데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바지를 2개 더 주문시켜도 될까요?”

엄마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전화를 끊고 나에게 달려와 말했다.

“드디어 손님에게 온 주문이야. 마음에 들어서 또 주문을 시키셨대!!”


엄마의 목소리는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나 그동안 수건, 손수건, 전등은 해봤는데… 바지는 재주문이 처음이야. 너무 떨린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 서울 사람한테 첫 의뢰 들어온 거잖아. 처음은 다 무섭지. 근데 엄마라면 해낼걸?”


며칠 뒤, 흰 바지만 집으로 도착했다. 그 바지를 들자마자 엄마는 긴 한숨을 쉬었다.

“흰 바지는… 정말 용감해야 해. 조금만 삐끗해도 티가 확 나거든.”

엄마는 거실 한가운데 바지를 펼쳐놓고, 그 위에 종이꽃 도안을 올려 이리저리 움직였다. 허벅지 위에는 노란 들국화, 주머니 근처에는 작은 보라색 수국,

바짓단 끝에는 엄마의 보너스인 작은 잡초 몇 가닥.


“이 잡초는 포인트야. 딱 보면 귀엽지?”


바느질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바지는 천이 얇아 쉽게 구겨지고, 실이 조금만 당겨져도 천이 울어버렸다. 엄마는 하루 종일 같은 자리에서 바늘을 꿰며, 숨을 고르듯 한 땀 한 땀 꽃을 피워냈다.

“이건 그냥 취미가 아니네. 이제는 사람 마음까지 달고 있는 느낌이야.”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바지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드디어 완성된 바지는,

햇빛에 비치면 꽃들이 살짝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손님은 택배를 받자마자 답을 보냈다.


“세상에… 제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아름다워요.”

엄마는 휴대폰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조용히 내 쪽을 바라보았다.

“//아, 나 이제… 진짜 작가 된 기분이야.”

그날 밤, 엄마는 다음 작품 도안을 꺼내 들었다.

2번째 주문.

이번에는 하얀 원피스였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