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이 작은 천 조각에는 아직 이름이 없다.
꽃도, 나무도, 바람도 아닌 듯하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가 흐르고 있다. 조각이 모여 만들어낸 결은 하나의 풍경처럼, 혹은 기억의 파편처럼 조용히 말을 건다.
엄마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무엇을 붙여도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름이 없어도 이 작품은 이미 자기만의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천 위에 새겨진 한 땀 한 땀은 마치 엄마의 하루를 꿰맨 듯, 고요한 생애의 기록처럼 남아 있다.
아직은 ‘무명(無名)’인 이 자수를,
이제 함께 불러주면 어떨까.
여러분의 눈에 비친 첫 느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파동을 따라 이름을 지어주면 좋겠어요.
꽃일 수도,
계절일 수도,
혹은 전혀 다른 언어일 수도 있죠.
어쩌면 작품의 진짜 이름은,
보는 이의 마음에서 태어나는 것일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