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자수를 놓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늘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조금만 더 빨리하면 금세 완성될 텐데’와
‘조금만 더 꼼꼼히 하면 훨씬 완성도가 높아질 텐데’.
자수라는 게 워낙 솔직한 작업이라, 실 한 올만 빗나가도 금방 티가 난다. 그래서 때로는 하루 종일 수놓은 부분을 다 풀어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차라리 빨리 대충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엄마는 늘 미소를 지으며 다시 바늘을 집는다.
엄마는 꼼꼼히를 선택하는 사람이다. 한 땀 한 땀, 실의 방향과 장력을 고르게 맞추고, 색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수십 번 다시 확인한다. 그런 태도는 시간이 걸린다. 다른 사람이 며칠 만에 끝낼 수 있는 도안을 엄마는 몇 주씩 붙잡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속도가 붙지 않는 건 아니다. 오히려 꼼꼼함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손이 그 리듬에 적응해 자연스럽게 ‘빠름’이 따라온다. 하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 전까지는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다.
가끔은 엄마도 속도를 원한다.
“빨리 완성해서 다른 것도 하고 싶다”는 말을 툭 던지실 때가 있다. 하지만 결국 바늘을 드는 손은 다시 천천히 움직인다. 그 사이에서 엄마는 늘 균형을 고민하는 듯하다. 완벽을 추구하는 꼼꼼함과,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빠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듯 움직이는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그 균형에 대해 배우게 된다.
학교 숙제나 글을 쓸 때, 빨리 끝내고 싶을 때가 많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훨씬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 그렇다고 무작정 꼼꼼함만 고집하면 끝없는 지연 속에 갇혀 버리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건 어느 한쪽이 아니라, 그날의 마음과 상황에 맞게 자신에게 필요한 속도를 선택하는 일 아닐까.
엄마의 자수는 그 과정을 잘 보여준다. 작품 한 점에는 단순히 바늘땀만 남아 있는 게 아니라, 천천히 가야 했던 순간과 조금은 속도를 낸 순간, 그 둘 사이에서 갈등했던 흔적까지 함께 새겨져 있다. 그래서 엄마의 작품은 단순히 예쁜 장식품이 아니라, 엄마의 성격과 삶의 리듬,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살아낸 기록처럼 느껴진다. 느린 세계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