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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진 Jul 09. 2024

2nd Freecycling flower event

cho cancer survivor "chovivor" 자선 연주회

한 달 전쯤인가.

내가 쓴 글에 시형님이 메시지를 보내왔었다. 짧은 얘기를 나눴고 그때 시형님을 처음 알게 됐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자주 올리셨는데 글에서 시형님만의 힘이 느껴지고 단숨에 나를 몰입시켰다. 열심히 읽었고 점점 마음속에서 응원을 보내게 됐었다.


시형님은 암경험자분이셨다. 감히 알 수도 없는 고통을 보내셨을 텐데 글은 굉장히 위풍당당하고 긍정이 넘쳐났다.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고 글을 보고 위로도 많이 받았었다.


나도 아파봤지 않나. 또 삶에서 위기도 맞보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아프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위기의 순간들과 암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고 시형님 글을 읽고 위로받은 만큼 지금의 긍정의 마음이 꺾이지 않고 쭈욱 가시기를 티 나게 응원해 드리고 싶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골수이식 1주년 자선연주회를 여신 다는 소식을 들었다. 실제로 뵌 적도 없고 글들만 읽었었지만 글의 힘을 믿었다. 그리고 좋은 마음으로 많은 분들이 후원해 주시고 응원해 주는 것을 보니 마음이 더 갔다.


자선 연주회 하루 전날 떨리는 마음으로 큰 용기를 내서 혹시 내일 오시는 분들께 드릴 꽃을 제가 준비하면 어떨까요? 하고 연락을 드렸었다. 하루 전날인데 다행히 엄청 좋아해 주셨다.


사람들이 꽃 보고 웃으시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정독도서관에서 벚꽃 나눔 이벤트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내 주인공은 시형님이셨다. 골수이식 1주년 파티에 오시는 100분에게 축하의 자리인 이 시간이 더 행복하게 기억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꽃을 만들었고 메시지도 손으로 직접 다 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응원의 마음을 보탰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갔는데 분위기가 엄청 밝고 유쾌했다. 우와!

연주와 노래가 너무 아름다웠고 모두 시형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느껴져서 내가 생각한 분이 맞는구나 싶으면서 감동적이었다.


매일 전화해서 오늘은 어땠니?라는 질문을 하셨다는 말씀도. 동료와 친구분들이 함께해 주는 연주들도 하나같이 진심으로 이 자리를 축하하는 마음이 너무 느껴졌다.


마지막에 다 같이 노래를 부르시는데 움직이는 입모양이 같고 똑같이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이 한배를 타고 한마음 한뜻으로 시형님의 1주년을 축하하는 것 같았다.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 1명을 만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인데 1주년을 축하해 주고자 진심이 담긴 100명이 모이다니. 진짜 좋으신 분이구나. 그리고 이미 다 가지셨구나 싶었다.


우리가 100년을 살아도 진짜 자기 인생을 사는 시간은 딱 30년이라고 한다. 100년을 살아도 내 사람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인데 시형님은 이미 성공하셨구나 싶었다. 나도 무슨 파티일지는 모르지만 내 파티에 100명이 올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 생각했다.


내 뜻을 함께 해준 꽃 요정들도 너무 멋진 친구들이다. 밤도 같이 세주고 꽃 시장도 같이 가주고 떨려하는 날 위해 메시지도 같이 꽂으러 가주고 정말 감사합니다!

만들고 드리는 동안 행복했으니 아주 성공적이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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