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izabeth Kim Aug 22. 2024

현빈/이동욱, 토론토에서 보다

2024 TIFF 한국 작품 총정리

토론토의 가을은 다채로운 색채로 물들지만, 이번 9월은 특히 한국 영화의 눈부신 광채로 더욱 빛나리라 예상된다. 오랫동안 토론토에 살면서 한 번쯤 관심을 가질 법도 한데, 늘 무심코 지나쳤던 행사가 있다. 바로 토론토 국제 영화제다.

TIFF 건물안에서 영화보기전에 찰칵


영화는 주로 집에서 보는 것을 선호했고, 연예인이나 영화인들을 만나는 것은 나와 먼 세계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방송 영상 분야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토론토에 정착한 후, TIFF 멤버십을 등록하면서부터 영화에 대한 나의 시각도 깊어만 갔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TIFF)는 매년 9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규모의 국제영화제다. 베를린, 칸, 베니스 국제영화제만큼 큰 규모라 세계 4대 영화제라고도 한다. 매년 9월 첫째 주 월요일이 노동절이다. 노동절 월요일이 지나는 주 목요일에 시작하고 11일간 열린다. 2024년 올해는 49회로 9월 5일 개막하여 15일까지 토론토 다운타운 곳곳에서 영화가 상영된다. 오랜만에 TIFF 웹사이트에 들어가 올해 영화제 소식을 둘러보았다. 한국 영화 중 현빈, 박정민, 조우진, 이동욱, 전여빈, 유재명 등이 출연한 '하얼빈'이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되었다. 현재 웹사이트에 올라온 2024년 갈라 프레젠테이션 영화와 이벤트는 하얼빈 포함 21편이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 영화들이 눈에 띈다. '하얼빈'이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되었으며, 현빈, 이동욱이 직접 참여하는 "In Conversation With... Hyun Bin and Lee Dong-Wook" 대화의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톱스타인 두 배우는 작품에 대해 더 깊이 소개하며 수석 프로그래밍 책임자 Anita Lee와 폭넓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하얼빈(Harbin)'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작품으로, 한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초청작으로 '베테랑 2(I, The Executioner)'가 상영된다. 황정민이 연기하는 서도철형사가 신참내기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와 함께 1편 개봉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 작품이다. 영화는 사회적 불만과 법 체계에 대한 실망을 반영하면서 감시주의와 소셜 미디어 남용을 비판하는데,  시기적절하고 전 세계적인 의식을 다루고 있다고 하겠다. 화려한 액션 세트와 신중하게 조정된 편집, 오싹한 사운드 디자인이 강화된 서스펜스와 흥분을 제공하며, 감정적으로 충전된 서사 내에서 류승완 감독의 탁월한 시각적, 드라마틱한 연출 능력이 돋보인다.

영화 끝나고 만난 다큐멘터리 감독 'Charlie Singleton'과 함께



이언희 감독의 '대도시의 사랑법(Love in the Big City)'는 개인적으로 관심 가는 영화다. 사실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김고은, 노상현 주연의 영화로 박상영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중 첫 번째 에피소드인 '재희'가 원작이다. 이언이 감독은 이 지역에서 드문 여성 상업 영화감독입니다. 이언희 감독의 호평받은 데뷔작 …ing(03)은 한국 로맨스 영화의 전성기의 하이라이트로 여겨졌다. 이후 감독은 서스펜스, 범죄,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탐구해 왔다. 그녀의 섬세한 연출과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의 연기 앙상블로 완성된 작품이 국경을 초월하여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할지 기대가 크다. 


"Short Cuts"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풍부한 단편 영화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각 영화가 제공하는 독특한 경험과 감동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및 감성적 경험을 제공한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감독들의 실사,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단편 영화들을 선보이며, 새로운 영화 제작자들과 이미 명성을 얻은 감독들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샬럿 웰스(Charlotte Wells)와 사임 사디크(Saim Sadiq) 같은 감독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대중에게 소개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장소로 유명하다. 


Helen Lee의 영화 'Tenderness'는 한국에서 일어난 큰 비극과 16세 소녀의 개인적인 재난이 충돌하는 드라마다. 이 영화는 남한 해안에서 2014년에 일어난 큰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감독이 깊은 이해력과 공감을 통해 사건을 전달한다. 이 작품은 TIFF 2024에서 세계 초연되며, 캐나다와 한국의 합작품으로 제작되었다. 미묘하고 감정적인 요소들을 통해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화다. 


비경쟁 센터피스 프로그램(Centrepiece programme)은 41개국을 대표하는 영화 제작자들의 43개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배우 김호정이 출연한 영화 ‘The Mother and the Bear’가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18개의 작품 중 하나이며 이번 TIFF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주목할 만한 영화로 소개되었고, 매력적인 시나리오와 서로 다른 문화 탐구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한 편의 센터피스 작품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수유천(By the Stream)'이다. 감독의 32번째 장편이자 이미 다른 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수유천>에는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에 다수 출연해 온 배우 김민희와 권해효, 조윤희, 하성국 등이 참여했다.


마켓 스크리닝(Market Screening) 작품으로 김수진 감독의 '노이즈(Noise)'가 상영된다. 이 영화는 축제 기간 동안 인증과정을 거친 구매자만 볼 수 있다. 청각 장애를 가진 한 여성이 자신의 여동생의 실종과 악한 정령의 존재와 연결되는 소리에 시달리며, 어두운 비밀과 신비한 존재의 계시를 다룬 미스터리 공포 영화다.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Sue Kim의 '마지막 해녀들(The Last of The Sea Women)'을 상영한다. 전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나라 해녀들의 특별한 연대를 조명하며 해녀들의 삶에 대해 탐구하는 정통 다큐멘터리 영화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멸 위기에 처한 해녀의 전통을 되살리고자 노력하는 젊은 세대와, 특유의 강인함과 유쾌함을 지닌 노년 세대 해녀들이 의기투합해 고유의 해녀 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사랑하는 바다를 지키기 위해 맞서는 바다의 전사들인 해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전 세계에 울림을 전할 것이다.


TIFF 영화관 건물 내에 있는 바


2024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TIFF)에서 상영되는 한국 작품들은 다양한 장르와 테마를 통해 현대 한국 사회의 복잡성과 개성을 탐구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개인의 내면적 경험과 사회적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루며, 한국 영화의 섬세함과 감정적 표현력을 국제무대에 선보인다. 각 영화는 독특한 시각적 스타일과 서사적 접근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한국 영화의 현재와 미래 가능성을 탐색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작품들이 TIFF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그리고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의 지위를 어떻게 높일지 기대가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