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반도체 패권의 프레임워크와 트럼프 이펙트의 역설
콜리 황의 저서 『TSMC와 트럼프 이펙트: 대격변 예고』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재편하는 TSMC의 전략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초래할 지정학적 충돌을 심층 분석한다. 저자는 40년 간 ICT 산업을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가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권력 게임의 핵심 도구로 부상하는 과정을 TSMC의 사례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 책은 TSMC가 어떻게 산업의 규칙을 주도하며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생존 전략을 구축하는지,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들이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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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 10개의 신규 공장을 설립해 528개 고객사에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생산 능력 확장을 넘어, "모든 이들을 위한 파운드리가 되겠습니다" 라는 모토 아래 산업 생태계의 표준을 주도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7만 6,000명의 직원들이 고객과의 경쟁을 철저히 배제하며 '무해한 파트너' 이미지를 구축한 점은 반도체 산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TSMC의 영향력은 기술력 이상으로, 애플·엔비디아·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TSMC의 공정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저자는 "진정한 가치는 '누가 게임의 규칙을 정하느냐'에 있다"고 지적하며, TSMC가 3nm·2nm 공정 개발에서 앞서가고 있다. 이는 528개 고객사를 포괄하는 생태계에서 7nm 이하 공정의 92% 점유율 유지는 애플·엔비디아·구글 등 빅테크의 기술 로드맵을 간접 통제하여 사실상 반도체 설계 표준을 주도하는 '침묵의 패권(Silent Hegemony)'으로 이어지고 있다. 3D 패키징 기술 'SoIC' 도입은 단일 다이 생산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기술적 혁신과 병행된다. 이 같은 지배력은 2024년 기준 13개의 12인치 웨이퍼 팹과 9개의 6·8인치 팹 운영, 그리고 OSAT(패키징) 기능을 갖춘 5개 공장의 통합 생태계에서 구현된다.
공정 기술 표준화의 3중 메커니즘을 통한 진입장벽 형성
- 노드 리더십을 통한 설계 의존성 강화
TSMC의 3nm FinFlex 및 2nm GAA(Gate-All-Around) 공정은 2025년 기준 글로벌 첨단 공정 시장의 92%를 장악했다. 이 기술은 단순 미세화를 넘어 3D 트랜지스터 구조와 '자율 공정 최적화 알고리즘(AutoTune)'을 결합, 고객사의 설계 자유도를 제한한다. 예를 들어, 애플의 M4 칩은 TSMC 3nm 공정의 표준 셀 라이브러리를 반드시 준수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TSMC의 표준 IP 블록 사용이 강제된다.
- UCIe 컨소시엄을 통한 칩렛 표준 장악
2022년 삼성·인텔·퀄컴과 공동 창립한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에서 TSMC는 3D 패키징 표준을 주도한다. 2025년 상반기 UCIe 1.1 기반 SoIC(System on Integrated Chips) 양산을 시작하며, 이는 HBM4와 GPU의 통합 패키징에 필수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TSMC의 CoWoS(Chip-on-Wafer-on-Substrate) 기술이 UCIe 표준의 78%를 차지함에 따라, 경쟁사들은 TSMC의 패키징 규격을 수용하지 않으면 시장 접근이 차단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 3DIC 표준의 암묵적 독점
TSMC의 SoIC 기술은 2025년 IEDM에서 공개된 바와 같이 16층 3D 적층이 가능하며, 이는 경쟁사 최대 적층층수(삼성 8층, 인텔 6층)를 압도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려는 기업은 반드시 TSMC의 Thermal Interface Material(TIM) 규격과 Through-Silicon Via(TSV) 배치 표준을 따라야 한다. ASML의 고NA EUV 장비 80대 중 62대를 TSMC가 확보한 상황에서, 이러한 물리적 인프라 우위는 표준 설정의 기반이 된다.
개방형 혁신의 역설
TSMC는 1990년대 PDK(Process Design Kit) 개방 전략으로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2025년 현재, 시높시스·케이던스와 공동 개발한 AI 기반 설계 툴플로우는 TSMC 2nm 공정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이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사는 수율에서 40% 이상 뒤처진다. 이는 표면적 개방성 아래에 실질적 종속 구조를 형성하는 전략이다.
고객 Lock-in의 3단계 구조
기술 Lock-in: 528개 고객사 중 89%가 TSMC 전용 IP 블록 사용
생태계 Lock-in: UCIe·CoWoS 표준 미준수 시 AMD·엔비디아와의 호환성 상실
물리적 Lock-in: EUV 장비 60% 점유로 경쟁사 대비 2년 이상 기술 격차 유지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 전략
일본 구마모토 제2공장(2027년 2nm 양산 목표)과 미국 애리조나 3공장 건설은 단순한 생산 거점 확장이 아니다. 이는 표준 적용 범위를 지역별로 차별화함으로써, 특정 국가의 규제가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는 수단이다. 예를 들어, 미국 내 공장은 자동차용 12nm 표준, 일본 공장은 AI용 3nm 표준을 적용해 지역별 표준 분할 통제를 실현한다.
경쟁사들의 대응과 한계
삼성의 Turnkey 전략 한계
삼성전자는 2025년 HBM4 표준화에서 SK하이닉스와의 협력보다 자체 턴키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으나, TSMC의 UCIe 표준 미적용으로 인해 AMD·구글 등 주요 고객 이탈을 겪었다. 삼성의 3nm GAA 공정 수율이 65%에 머무르는 동안 TSMC는 93% 수율로 표준 셀 라이브러리를 고객사에 강제함으로써 생태계 통제력을 강화했다.
인텔의 표준 추격 실패
인텔이 주도한 UCIe 컨소시엄에서도 TSMC의 CoWoS 기술이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잡으며, 인텔의 Foveros Direct 3D 기술은 시장 점유율 12%에 그쳤다. 이는 TSMC가 2025년 2nm 공정에서 0.33nm 노드 균일성을 확보한 반면, 인텔이 0.45nm에서 정체된 기술 격차에서 기인한다.
표준화 전략의 미래 영향
AI 반도체 생태계 재편
TSMC의 2025년 SoIC 패키징 표준은 HBM4 12단 적층과 GPU를 단일 인터포저에 통합하는 CHIPLET 4.0 규격을 정의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GB200 슈퍼칩이 TSMC 표준을 준수해야만 양산이 가능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6G 통신 표준 선점
TSMC는 2026년 상용 예정인 6G RF 칩에 대해 0.8V 초저전압 표준을 제정 중이다. 퀄컴·에릭슨과의 공동 개발을 통해 3nm 공정 기반 6G 모뎀 표준을 장악함으로써, 삼성의 mmWave 기술을 사실상 주변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TSMC의 기술 표준화 전략은 단순한 제조 우위를 넘어 반도체 생태계의 DNA를 재구성 중이다. 528개 고객사를 포괄한 표준 IP 블록 강제 적용, UCIe·CoWoS의 사실적 표준화, 그리고 지역별 생산 거점을 통한 표준 분할 통제는 21세기 기술 제국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경쟁사들의 유일한 돌파구는 TSMC 표준 체계 내에서의 니치 혁신뿐이며, 이는 반도체 산업이 완전히 새로운 권력 구조 하에 재편됐음을 의미한다. 미·중 기술 전쟁의 핵심은 이제 단순 기술 우위가 아닌, 누가 생태계 규범을 정의하느냐는 질문에 집중될 것이다.
2025년 3월 TSMC의 1,000억 달러 추가 투자 결정은 트럼프의 관세 압박(최대 100%)에 대한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 투자로 애리조나주에는 1.6nm 공정 라인을 포함한 5개 신규 생산시설이 건설되며, 기존 650억 달러 투자 대비 154% 규모 확대다. 특히 트럼프가 "인센티브는 100% 관세 회피"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에서, TSMC의 선택은 단순한 비용 계산을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차원의 결정임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TSMC는 미국 정부의 '인텔 구제' 압력을 교묘히 회피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텔과의 합작법인 설립 제안 대신 자체 투자 확대를 선택함으로써 기술 유출 위험을 차단하면서도, 미국 내 고용 창출 효과를 통해 정치적 지지를 확보한 전략적 계산이 작용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2027년까지 애리조나 공장에서 3nm 칩 양산을 목표로 하는 기존 로드맵을 2년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인텔의 파운드리 경쟁력 약화
인텔은 2025년 4월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 부문인 알테라 지분 51%를 44억 6,000만 달러에 매각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는 2015년 인수 대비 기업가치 52% 감소를 의미하며, 18A(1.8nm) 공정 개발 지연과 EUV 장비 확보 경쟁에서의 뒤처짐이 주된 원인이다.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2025년 1분기 기준 6.2%로, TSMC(60.1%)와 격차가 벌어졌다.
미국 정부의 'TSMC-인텔 합작법인' 압박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2월 TSMC에 인텔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강력히 요구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술 이전: TSMC 엔지니어를 인텔 2/3nm 팹에 파견해 공정 기술 적용 지원
자본 투자: 미국 정부·민간 파트너와 공동으로 인텔 파운드리에 출자패키징 위탁: 미국 내 생산 물량 패키징을 인텔에 위탁
이는 인텔의 첨단 공정 역량 강화를 통해 미국 반도체 자급률 30% 달성(2027년 목표)을 추진한 정치적 결정이었다.
'N-1 규칙'에 의한 기술 보호
대만 정부는 2025년 3월 "최신 공정(N)은 대만, 한 세대 뒤처진 공정(N-1)만 해외 허용"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TSMC 애리조나 P3 공장은 3nm 공정(대만 본토 2023년 양산) 대신 4nm 공정(N-1) 적용이 강제되었다. 인텔과의 합작 시 2nm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있었으나, 독자적 투자 선택으로 기술 주도권을 완전히 유지할 수 있었다.
애리조나 P3 공장의 전략적 가속화
TSMC는 2025년 4월 애리조나 2공장(P2) 완공 직후 3공장(P3) 부지 정비 작업을 즉시 시작했다. 주요 전략적 계산으로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관세 회피: 트럼프의 100% 관세 위협에 대응해 현지 생산량 확대(월 2만장 → 5만장)
생태계 통제: 445헥타르 규모의 메가 팹 단지에 5개 공장 건설, 2027년까지 3nm 공정 전환 계획
정치적 로비: 애리조나주에 1.2만 개 일자리 창출로 상원의원 4명 지지 확보
이 과정에서 TSMC는 인텔과의 협력 대신 AMD·엔비디아와의 전략적 동맹을 강화했다. 2025년 4월 AMD는 TSMC 애리조나 P2에서 2nm CPU '베니스' 테이프아웃 완료를 발표하며 기술 종속성을 노출시켰다.
경쟁사의 구조적 한계와 대응
삼성의 3nm GAA 공정 양산 지연(2024년 수율 55%)은 생태계 통합 부재에서 기인한다. TSMC가 2016년 도입한 AI 기반 공정 최적화 시스템 'AutoTune'과 비교할 때, 삼성의 2023년까지 수동 조정 의존은 데이터 축적에서 4년 격차를 발생시켰다. 이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TSMC 60.1%, 삼성 18.3%) 격차로 직결되었다. 인텔의 18A 공정 개발 지연과 EUV 장비 확보 경쟁에서의 뒤처짐은 미국 반도체 생태계의 취약성을 노정한다.
글로벌 공급망의 권력 이동
ASML의 고NA EUV 장비 공급 집중(2025년 예상 점유율 78%)은 생산 인프라 통제권이 기술 표준-장비-제조의 3층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인텔·삼성 등이 ASML 장비 확보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기술 격차가 가속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TSMC의 2nm GAA 공정 도입 시 ASML High-NA EUV 장비 의존도는 95%에 달할 전망이다.
TSMC의 생태계 장악 가속
공정 표준화: 2025년 UCIe 1.1 기반 CoWoS 패키징 적용으로 AMD·엔비디아 설계 표준 종속 심화
물리적 인프라: 고NA EUV 장비 62대 확보(전체 80대 중 77.5%)로 2nm 공정 생산량 90% 점유
정치적 영향력: 애리조나주 연방의회 반도체 특별위원회 5석 중 3석 진출 지원
고립 상황에 처한 인텔
기술 격차 고착: 18A 공정 개발 지연(2025년 1분기 기준 수율 45%)으로 군용 칩 수주 실패
재정 압박: 알테라 매각으로 확보한 44억 달러도 파운드리 투자(연간 120억 달러)의 36.7%에 불과
생태계 이탈: Microsoft·Amazon이 인텔 18A 대신 TSMC 2nm 공정 채택 발표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의 교과서적 사례
TSMC의 애리조나 P3 공장 건설 결정은 단순한 관세 회피를 넘어 기술 주권 방어와 정치적 지지 획득의 이중 전략이었다. 인텔 구제 압박을 회피함으로써 2nm GAA 공정 기술 유출을 차단한 동시에, 1.2만 개 고용 창출로 미 의회 내 친대만 로비 그룹을 확대했다. 이는 2027년 대만 해협 위기 시 "실리콘 실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려는 기업은 기술력뿐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반드시 겸비해야 함을 입증한 사례이다.
미·중·대만 삼각 관계의 구조적 변화
TSMC의 미국 투자 확대(1.6nm 공정 라인 포함)는 대만 해협 긴장 고조 속에서 '실리콘 실드(Silicon Shield)' 전략의 진화를 의미한다. 2024년 대만 해협 위기 시 미 해군의 항행 자유 작전 강화는 TSMC의 생산 인프라가 지역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TSMC의 해외 이전 가속화(2027년 목표 3nm 양산)로 연결되었다. 중국의 대만 병합 시도가 TSMC의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경제가 2조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IMF 추정은 기술 패권이 군사적 충돌의 억지력으로 기능하는 새로운 현실을 증명한다.
관세 정책의 역설적 효과
트럼프의 100% 관세 위협은 보호무역주의의 재현이 아닌 글로벌 가치사슬 재구성 도구로 작용한다. TSMC의 무보조금 1,000억 달러 추가 투자는 정부 지원보다 시장 접근성 확보가 더 중요함을 입증하며, 이는 인텔 등 미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ASML 추정에 따르면 지정학적 요인으로 반도체 장비 수요가 5-8% 추가 증가할 전망이며, 이는 고NA EUV 장비 의존도를 9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반도체 자립화의 모순적 구조
중국의 1,500억 달러 투자(2025년 목표 생산능력 70%)에도 불구하고 SMIC의 7nm 공정은 레거시 칩(28nm 이상) 생산에 머물러 있다. '디지털 위안화' 전략은 금융 인프라 미비로 역설적으로 해외 기업의 중국 시장 회피 현상을 초래하며, TSMC의 중국 내 28nm 공장 운영(매출 12%)과 첨단 공정 차단 전략은 위험 분산 효과를 거두고 있다.
TSMC의 구마모토 제2공장 건설(2027년 목표)과 일본의 Rapidus 2nm 프로젝트는 단순한 생산 거점 확장을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과 기술 생태계 협업의 복합적 목적을 지닌다. 이는 대만 해협 긴장 고조에 따른 공급망 취약성 해소와 일본의 반도체 산업 부활 전략이 결합된 결과로, 동북아 반도체 패권 재편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만 해협 리스크 분산 메커니즘
생산 거점 다극화 전략
TSMC는 2027년까지 구마모토 제2공장에서 6~7nm 공정 생산을 시작하며, 이는 대만 본토의 첨단 공정(3nm 이하) 생산량 98% 집중에서 발생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34%까지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한다. 2024년 대만 해협 위기 시 TSMC 화룬(花蓮) 공장의 EUV 장비 15시간 가동 중단 사례에서 드러났듯, 단일 지역 생산 집중은 2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경제적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IMF, 2025).
일본 정부의 전략적 지원
일본 정부는 TSMC 구마모토 1·2공장에 총 1.2조 엔(약 10조원)의 보조금을 투입하며, 이는 단순 유치 차원을 넘어 "반도체 방패(Semiconductor Shield)" 구축의 일환이다. 2025년 기준 일본 내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의 40%를 TSMC 구마모토 공장이 담당할 전망으로, 이는 대만 본토 공급 차질 시 일본 기업들의 생산 연계성을 유지하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한다.
Rapidus 프로젝트와의 기술적 시너지
공정 기술의 계층적 분업 체계
TSMC 구마모토: 6~7nm(제2공장) 및 12~28nm(제1공장) 레거시 공정 주력
Rapidus 홋카이도: 2nm GAA(Gate-All-Around) 첨단 공정 개발(2027년 목표)
이러한 분업 구조는 일본 내 "완전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가능케 한다. TSMC가 자동차·IoT용 칩을 대량 생산하는 동안, Rapidus는 AI·양자컴퓨팅용 초미세 공정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한다. 2025년 도쿄일렉트론(TEL)의 고NA EUV 장비 개발 로드맵과 연계될 경우, 일본은 장비-소재-제조의 3층 기술 주권을 확보할 전망이다.
기술 이전과 인력 교류의 암묵적 협력
TSMC는 구마모토 공장 운영을 위해 2025년 기준 일본 현지 엔지니어 1,200명을 고용했으며, 이 중 15%가 Rapidus와의 합동 R&D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특히 IBM이 Rapidus에 제공한 2nm GAA 기술 노하우가 TSMC의 2nm FinFlex 공정 개발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업계 관측이 제기된다. 양사의 기술 경쟁력 격차(TSMC 2nm 양산 2025년 vs Rapidus 목표 2027년)가 협력보다 경쟁을 부추길 수 있으나, 일본 정부의 중재 하에 "공정 개발 컨소시엄" 구성이 추진 중이다.
지정학적 고려사항과 전략적 딜레마
미·일 반도체 동맹 강화
미국 국방부의 2025년 ‘임시 국가방위 전략지침’에 따라 TSMC 구마모토 공장은 대만 해협 분쟁 시 ‘2차 생산 거점’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미군의 대만 방어 시나리오에서 TSMC 시설 파괴를 가정할 때, 일본 기반 생산라인이 글로벌 공급망 유지의 핵심 축으로 기능함을 의미한다. Rapidus의 2nm 기술도 미·일 안보 협력의 연장선상에서 미국 국방부의 AI 칩 수요를 충족할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중국의 기술 격차 확대 우려
중국 SMIC의 7nm 공정 양산(2024년 4분기)에도 불구하고, TSMC-Rapidus 협력은 2nm 공정에서 3세대 이상 기술 격차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전략을 저해하며, 2025년 중국 반도체 수입 의존도가 78%에서 85%로 증가할 것이라는 유럽반도체산업협회(ESIA) 예측과 맥을 같이한다.
TSMC 구마모토 제2공장과 Rapidus 프로젝트의 협력은 단순한 기업 간 동맹을 넘어 국가 차원의 생태계 전략으로 진화 중이다. 일본은 TSMC를 통해 레거시 공정 생산 기반을 확보함과 동시에 Rapidus로 첨단 기술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이중 주권(Dual Sovereignty)"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2027년까지 일본의 반도체 자급률을 35%에서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와 직결된다.
대만 해협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TSMC의 일본 진출은 단기적 생산 분산 효과를 거두지만, 장기적으로는 ‘실리콘 실드’의 물리적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역설에 직면해 있다. 이에 TSMC는 2025년 말까지 대만 본토에 1.4nm 공정 라인 3개를 추가 투자하며, ‘기술 격차 확대’를 통한 지정학적 레버리지 강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반도체 패권 경쟁의 다음 단계는 단순 기술 우위가 아닌 생태계 통제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의 종합적 대결에서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TSMC의 전략적 선택은 기술-정치-경제의 삼각 균형을 재구성하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순한 생산 기지 이전을 넘어 글로벌 생태계 표준 장악과 인프라 통제, 초국가적 리스크 관리의 복합적 계산을 반영한다. TSMC와 트럼프 이펙트가 초래하는 반도체 산업의 대격변은 기술 경쟁을 넘어 규범 형성 권력의 재편 과정이다. 이는 정치경제학적 연구에서는 '기술적 제국주의(Techno-Imperialism)' 의 새로운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서 반도체 패권 경쟁의 승자는 기술적 우월성이 아니라 생태계 주도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종합한 주체가 될 것이다. TSMC의 사례는 이러한 새로운 경쟁 프레임의 전형을 보여주며, 다차원적 전략 수립이 향후 10년의 산업 지형을 결정할 것이다. 대만의 '선지국가' 모델은 첨단 기술 생태계 구축에서 성공 사례로 남았으나, 해외 생산 확대에 따른 본토 산업 공동화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증폭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은 단순 기술 추격을 넘어 협업 노드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하며, 메모리-로직 통합 솔루션 개발에서 전략적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만 반도체 관세 정책은 기술 패권 재편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실제 효과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 강화보다 글로벌 생태계 불안정성 증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TSMC의 1,000억 달러 미국 투자 확대는 단기적 관세 회피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비용 전가의 한계
트럼프의 100% 관세 위협에 대응한 TSMC의 미국 투자는 단순한 생산 기지 이전에 머무른다. 2025년 기준 TSMC 애리조나 공장의 3nm 공정 생산 단가는 대만 본사 대비 30% 이상 높으며, 이는 결국 애플·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의 제조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관세 회피를 위한 투자가 오히려 기술 혁신 자금의 유출을 초래할 수 있음이 IMF 보고서(2025)에서 지적되었다.
반도체 가치사슬의 분열
TSMC의 528개 글로벌 고객사 중 70%가 미국 기업이지만, 이들 기업의 68%는 중국 생산시설과 연계된 공급망을 운영 중이다. 관세 정책은 이러한 크로스보더 생태계를 분열시켜, 2027년까지 글로벌 AI 칩 공급 차질로 2.3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유럽반도체산업협회(ESIA) 시나리오 분석이 있다.
'실리콘 실드' 전략의 약화
TSMC의 미국 생산 확대는 대만의 지정학적 방패 기능을 약화시킨다. 2024년 대만 해협 위기 시 TSMC의 3nm 공정 생산량 98%가 대만에 집중된 상황에서, 애리조나 공장 이전은 중국의 군사적 도발 리스크를 오히려 증폭시킬 수 있다는 RAND 연구소 경고(2025)가 제기되었다.
기술 유출의 역설적 위험
TSMC와 인텔의 잠재적 협력 제안은 기술 표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 인텔의 18A 공정(1.8nm) 개발 지연(2025년 1분기 기준) 속에서 TSMC 기술 이전을 요구할 경우, 미국 내 생산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술 주도권 이양이라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음이 반도체공학회(IEEE) 보고서에서 지적되었다.
CHIPS 법안 기조의 훼손
트럼프 행정부의 CHIPS 법안 비난은 정책 신뢰성 추락으로 이어진다. 2022년 법안 통과 이후 4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성과에도 불구하고, 2025년 3월 트럼프의 "끔찍한 법안" 발언은 인텔·TSMC 등 기업들의 장기 계획 수립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2030년 예상 미국 내 첨단 공정 생산량 목표(28%) 달성을 저해할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노동시장 역동성 간과
TSMC 애리조나 공장의 인력 부족 문제는 정책 설계 오류를 노정한다. 2025년 2월 기준 공학 전공자 중 TSMC 채용 희망자는 12%에 불과하며,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인력 수요(연간 5만 명)의 24%만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치다. 정부의 직업훈련 프로그램 예산이 2024년 대비 18% 감소한 상황에서, 단순 생산시설 유치는 기술 인력 양성과의 괴리를 초래한다.
EU-아시아 협력 경색
TSMC의 유럽 진출 계획(2026년 독일 드레스덴 2nm 공장)이 미국 중심 정책으로 인해 지연되면서, EU는 2025년 430억 유로 규모의 반도체법을 가속화했다. 이는 글로벌 표준 분열을 초래하여, 3D 패키징 기술(CoWoS)의 호환성 저하 등 기술적 비효율성을 유발할 전망이다.
중국의 역공세 위험
중국의 2025년 1,500억 달러 반도체 투자 확대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SMIC의 7nm 공정 양산(2024년 4분기)과 상하이의 5nm 시험라인 구축은 관세 정책이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 가속화를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정책은 단기적 생산시설 유치 효과를 넘어 다층적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명확하다. 효과적인 기술 패권 재편을 위해서는 다음의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생태계 통합 인센티브: 관세 대신 TSMC-인텔-삼성 간 공동 R&D 컨소시엄 구축에 대한 세제 지원(법인세 15% 감면)
인프라 투자 확대: STEM 교육 예산 200% 증액(연간 100억 달러) 및 국가반도체연구소(NSCI) 설립을 통한 기초 기술 개발
다극화 협력 체계: 미국-EU-대만-한국 4자 협의체 구성으로 기술 표준 조율 및 공급망 리스크 분산
반도체 패권 경쟁은 단순한 생산시설 경쟁을 넘어 생태계 주도권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단일적 접근법은 이 복잡한 다차원 게임에서 역효과를 낳을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