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
내가 꼭 이루고 싶은 한 가지, 즉 나의 원씽은 계속 달라진다.
어릴 적부터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아니 바로 얼마 전까지의 원씽은 '외국어 쓰는 삶을 살기'였다.
그 과정에서 내가 원하는 외국어가 영어에서 아랍어, 또 기타 등등의 외국어로 바뀌기도 했지만, 어쨌든 나의 원씽이 외국어 쓰는 삶 살기였음은 변하지 않았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그랬다. 임신을 하고도 '난 계속 외국어 쓰고 싶어!' 하면서 기어이 이동 발령을 받고, 매주 남편이 있는 도시와 내가 근무하는 본사를 왔다 갔다 하다가(편도 2시간 반 거리..) 휴직에 들어갔었다.
심지어 아이를 둘 낳고도 정신 못 차렸다.
'아이에겐 미안하지만, 난 외국어를 계속 쓰고 싶어!' 하는 마음과 '근데 아이에게 너무 미안한데..' 하는 마음이 함께 소용돌이쳤다.
그러다 나의 원씽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일이 생겼다.
사실 계기는 아주 사소했다.
엔비디아에 꾸준히 투자해서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배당주'에 대한 책을 썼다는 기사를 접한 것이다.
이쯤에서 고백하자면, 나는 아주 구시대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주식은 곧 투기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국장에 투자하고 있던 엄마가 핸드폰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또 엄마가 한탄하듯 하는 말을 들으며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게 컸다.
휴직 전, 동료들이 미국 주식을 샀다며 테슬라, 구글 주가가 어떻고 저떻네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속으로 '저렇게 신경 쓰고 밤에 잠도 설칠 정도면 주식을 왜 하는 거지?'라는 오만방자(하고 아주 무지한)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주식 투자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길이라 믿고,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그 엔비디아 투자 성공 신화를 접했을 당시, 마침 나는 AI가 만들어갈 미래와 내 아이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AI는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어쩌면 그보다 더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올 것 같았고, 내가 보기에 엔비디아는 그런 AI 시대를 멱살 잡고 이끌어 가는 존재였다.
이런 기업의 주식을 사는 건, 누가 봐도 투기가 아니라 투자 아닌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고, 그때부터 나는 서학개미가 되었다.
그리고 물론, 많은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나의 원씽은 '경제적 자유'이다.
내가 원하는 걸 돈의 구애를 받지 않으며 실컷 할 자유.
즉, 당장이라도 회사를 때려치우고 내가 하고 싶은 걸 실컷 하면서도 여전히 통장에 월급처럼 다달이 돈이 꽂히는 걸 보는 것.
내 시간을 들여 돈을 사는 게 아니라, 내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돈은 돈대로 들어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러려면 갈 길이 아주 멀다.
일단 시드머니 확보(...), 우량 투자처 모색,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등..
하지만 이렇게 '경제적 자유'를 일군 뒤, 평일에 도서관에 다니며 유유자적하는 내 모습,
가족들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면서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것 보고 다니는 내 모습,
국내든 해외든 내키는 대로 여행을 다니는 내 모습 등을 상상하면 정말 간절해진다.
꼭 이 꿈(이자 원씽!)을 이루고 싶다.
어떻게 보면, 이 새로운 원씽은 예전 원씽을 완전히 대체한 것이 아니라 확장한 것 같다.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된다면, 외국어를 배우고 써보는 즐거움도 더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을 테니까.
어쩌면 우리의 원씽은 정말 하나일 수는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때그때 가장 간절한 것이 우리의 원씽이 될 뿐.
지금 내게 가장 간절한 것은 단연코 '경제적 자유'다.
그리고 이 간절함에 힘입어 오늘도 나는 각종 경제 뉴스와 증권사 앱을 들여다본다.
(공포와 혼란의 장에서도 꿋꿋이 투자 중인 우리, 투자자들 모두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