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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키언니 Oct 16. 2024

[인문학책추천] 에릭 와이너 <프랭클린 익스프레스>

불안하고 불완전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지? 


30만부가 팔린 에릭 와이너의 전작,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너무 재미나게 읽어서 혼자 줄도 많이 긋고 독서모임도 즐겁게 했다. 아마 우리나라에 출간된 철학책 중에 제일 흥미진진하고 즐겁게 읽은 책이 아닐까 싶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후기는 하단 링크 클릭! 

https://blog.naver.com/winnerjo/222672831155

에릭 와이너의 신간 <프랭클린 익스프레스>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작가, 정치가, 외교관, 인쇄공, 발명가이자 자기계발의 선두주자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의 흔적을 찾아 떠난 여행인 동시에 완벽해보이는 그의 생애에서 불완전함을 발견하고 쓸모있고 유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에릭 와이너 작가의 솔직발칙한 위트, 파고드는 집요함과 기자 출신답게 팩트를 파헤치는 근성이 느껴진다. 한 인간을 우상화하는 책은 재미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에 나온 그의 대단한 면모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때 노예제를 찬성했고 치명적인 삶의 오점인 아들과의 관계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들려준다. 

우리는 모두가 불완전하다. 완벽해보이는 사람조차도 빈틈이 있고 오점이 있다. 다만 이런 불완전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누군가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 지혜를 배우고 싶은 인물이 주변에 눈 씻고도 찾기가 힘들다면 책으로 배워야지. 


2025년 프랭클린 플래너를 다시 주문했다. 얼리버드로 주문했다. 해마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다가 올해 처음으로 안 샀다. 회사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니 내 계획이 줄줄이 무산되는 스트레스와 절망감에 빠져 더 이상 계획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는데 인생 전체에서 주도성을 잃는 느낌이었다. 나는 매일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지워가는데 도파민을 분출하던 파워 계획형이었다. 인생의 주도권을 잃으니 내 존재가 무력하고 사라진 기분에 다시 플랜을 짜기로 했다. 업무 플랜 말고 일상의 플랜. 인생의 플랜. 자꾸 무너져도 다시 일으켜 세우기로 했다.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큰 기대 없이 다시 끌고가기로 했다. 

내 책에서 나는 모두의 인생은 한 권의 책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모두가 1인 출판사라고 비유한다. 



[필사] 


61쪽

과거와 여행은 둘 다 깨달음과 명료함을 주는 경험이다. 낯선 땅에서 하루를 보내면 책 10여권을 읽는 것보다 그 장소를 더 많이 알게 된다. 


149쪽

"이게 자연의 속성이야. 떄로는 먹구름이 끼고 비가 오고 우박이 쏟아져. 그러다 다시 하늘이 화창하게 개고 햇살이 우리를 비추지. 모든 걸 고려하면 이 세상은 괜찮은 곳이야.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우리의 의무고." 


152쪽

우리는 상처의 총합이 아니다. 모든 오자는 교정할 수 있다. 그저 실력있는 인쇄공만 만나면 된다. 아니, 직접 수정해서 인쇄하면 된다. 저자는 실수를 바로 잡아 신판을 낸다. 결국 우리는 자기 삶의 저자이며 우리 모두가 1인 출판사다. 


167쪽

될 때까지 그런 척하라 

프랭클린에게 습관은 전기만큼이나 강력한 힘이었다. 습관은 선한 사람이 선한 행동을 하고 나쁜 사람이 나쁜 행동을 하는 원인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선하거나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악한 습관과 선한 습관 모두 오랜 시간 같은행동을 반복하면서 형성된다."


169쪽

그의 하루는 질문으로 시작하고 질문으로 끝났다. 아침에는 "나는 오늘 어떤 선을 행할 수 있을까?"를 물었고 저녁에는 "나는 오늘 어떤 선을 행했는가?"를 물었다. 단순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굳이 묻지 않는 질문이다. 


173-174쪽

프랭클린은 자기만의 열세가지 미덕 목록을 작성했다. (자서전에도 나와있는 내용)

1. 절제 2. 침묵 

3. 질서 4. 결단

 5. 절약 6. 근면 

7. 진실 8. 정의 

9. 중용 10. 청결 

11. 평정 12. 순결 

13. 겸손 

미덕의 순서도 중요했다. 절제를 맨 처음에 놓은 이유는 "머리가 맑고 냉철해지지 않으면" 나머지 12개 미덕에 덤벼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89쪽

낙천주의자는 자기 행동이나 운이나 어쩌면 신의 개입을 통해 어떻게든 밝은 미래가 펼쳐지리라 믿는다. 희망찬 사람은 무조건 밝은 미래가 오리라 믿지는 않지만 모든 선함은 결국 자기 행동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낙천주의자는 자신에게 승산이 있다고 믿는다. 자신에게 승산이 없음을 알면서도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간다. 희망은 역기를 들며 열심히 몸을 단련하는 낙천주의다. 벤 프랭클린은 낙천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는 희망찬 사람이었다. 

299-300쪽

사람들의 삶은 보통 멀리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처럼 완벽해보인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얼룩덜룩한 자국과 결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벤 프랭클린의 삶은 완벽하지 않았다. 

334쪽

역사는 필연의 가장한 우연의 연속이다. 오늘날 피할 수 없는 결과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었다. 우리가 선택한 하나의 길 뒤에는 언제나 수십 개, 수백 개의 대안 경로, 매혹적인 만약의 수가 있다. 

345쪽

나이 들며 고난을 겪으면서도 점점 행복해지는 많은 사람에게 한 가지 공통된 특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런 바로 유연한 자아의식이었다. 

429쪽

설교와 성경이 사람들을 선한 행동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라면 프랭클린은 이에 대해 찬성이었다. 그는 이성이 삶을 헤쳐 나가는 좋은 수단임을 굳게 믿었지만 이성이 불완전한 나침반이라는 사실 또한 잘 알았다. 이성은 감정만큼이나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433쪽

프랭클린은 자신이 쌓아 올린 지식의 성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 성은 모래로 지어졌을 지도 모른다.

434쪽

의심으로 흔들리는 삶이라고 해서 꼭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프랭클린의 삶이 보여주듯이 엄청난 자신감과 끊임없는 자기 회의를 동시에 지니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은 모든 위대한 인물과 문명의 특징이다. 

#프랭클린익스프레스#어크로스#에릭와이너#인문학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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