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 명상을 연습하며
심리상담가의 사색21(작성: 2023.9.10.)
본 글은 심리상담가로서 상담하고 생활하며 느낀 바를 나누는 글이며, 1인칭 시점의 독백체의 글로 이루어집니다.
아울러 본 글에서 언급된 사람의 이름, 직업, 나이, 지역 등 배경정보는 각색되어 창작되었으며, 실제 인물이나 기관과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근래 들어서 명상을 꾸준히 하고자 연습 중이다. 예전에 MSC(Mindful Self-Compassion,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과 하트스마일명상(HST)을 경험한 후부터 명상을 생활에 갖고 오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새벽에 몇 주 동안 명상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있어서 신청해서 함께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명상을 하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건 '알아차림'이다. 쉽게 얘기해서 명상하는 동안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내 몸의 감각은 어떤지를 계속 알아차림 해본다는 것이다. 알아차림 명상에서는 이것을 계속해서 강조하는데, 명상을 하면 할수록 이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알아차림이 잘 되는 것 같다가도, 어느 날은 아주 형편없게 느껴질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날이면 스스로를 아쉬워하곤 한다.
명상을 안내하는 분은 명상을 하면서 어떠한 평가도 하지 말고, 그저 알아차림을 계속하라는 안내를 해주신다.
그런데 이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평가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 않는가. 평가로 인해 뭔가를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고, 길들여져버렸으니까 말이다. 상담을 공부하면서 '판단'과 '평가'를 경계할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주 많이 이해하고 있지만, 이것을 일상생활로 갖고 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인듯싶다. 왜냐하면 길들여진 습관을 다시 한번 바꾸어야 하니까.
그래서 자연스레 알아차림 명상에 집중하다가, 다른 생각을 하거나 알아차림을 놓치는 경우를 알게 되는 경우, 나에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경우가 많다. '아,,,,,,또 놓쳤네.'하는 경우도 많고, '생각에 빠져들었네.'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면 잠시나마 나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이 스쳐 지나간다. '이런 것도 못 하냐? 집중해라!'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꼭 나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계속하면서 느끼는 건데, 어느 날은 그냥 '내가 ~~ 생각을 했구나.'라고 하면서 비교적 쉽게 흘려보낼 때도 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들을 연이어서 하기도 한다. '내가 지금 이것에 대해 고민하는구나.', '아, 이 일에 대해서 마음이 남아있구나.'라고 하면서 나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일이 있고 난 후 바로 다음 날, 알아차림 명상을 하면서 그 일에 대한 생각이 정말 많았다.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다 보니 '이렇게 하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아, 나는 이건 부족한 것 같다.'라는 생각도 했었다. 명상하는 동안 그 일에 대한 이런저런 아쉬움과 내 마음을 다 훑고 난 후에야, 그 일에 관한 생각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그것이 막 엄청 불쾌하거나 부정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그저 내가 지금 이 순간, 그 일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 순간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마음을 내가 들여다보고, 나의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우리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내 마음을 이해하고 돌보는 과정을 너무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사회에서 알아차림 명상은 조금은 나를 알아봐 주고 이해해 주는 시간이 된다. 그리고 내가 나와 관계 맺는 것을 조금 더 따뜻하게 해주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결국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것은 내가 해줘야 하는 일이지 않는가. (타인이 해주는 것은 결코 당연하지 않고, 만약 그러한 경우가 생긴다면 그건 매우 감사해야 할 일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알아차림 명상은 분명 나와의 관계를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