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이 궁금하거나 막연할 때, '아웃바운더' 1기. 윤다영님을 만나다
로컬크리에이터. 최근 몇 년간 가장 뜨거웠던 로컬씬의 키워드. 크리에이터라는 낭만적인 이 단어는 뜻을 살펴보면 현실적 무게가 느껴진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자산을 소재로 창의성과 혁신을 통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라... 창업가는 결국 스스로 수익을 내야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그것도 로컬에서.
로컬크리에이터의 길을 선택한 사람의 각오는 어떨까? 작년 7월 경영난으로 회사를 떠나야만 했고, 프리랜서 사진작가와 콘텐츠 마케터를 거쳐 이제는 로컬 크리에이터로서의 도약을 준비 중인 윤다영님을 만나본다.
윤다영님이 10년치 자취짐을 정리해서 대전으로 완전히 이주를 한 건 지난 2월 6일. 고향인 대전은 익숙하기도, 아직 낯설기도 하단다. 그녀가 서울에 자리잡게 된 건 2017년. 고등학교까지 대전에서 마치고,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지만 로컬에서 일자리를 얻기 쉽지 않아 한 선택이었다.
도시에서의 삶은 콘텐츠 에디터와 마케터라는 경력을 쌓는 기초가 되었지만, 고되기도 했다. 마지막 직장은 홍대에 위치해있었는데, 경기도 성남에서 출퇴근을 하며 야근까지 하다보니 지칠대로 지쳐갔다.
사람을 좋아하고 호기심을 펼치며
에너지가 충전되는 ENFJ예요.
그런 제게 회사 생활이란
사람과 만날 기회가 너무 부족한
시간들이었어요.
하지만 회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그녀에게 권고사직을 이야기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때가 '20대 중반부터 꿈꿔온 창업을 해보자!'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단다. 마음은 있었지만, 언제 시작해야할지 용기는 나지 않았던 일 '창업'.
로컬지향자들을 위해 행복을 주제로 한 콘텐츠로 나만의 일을 해보고 싶었던 터, 동시에 이제 굳이 수도권에서 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던 순간이었다.
로컬에서 뭔가 하고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다는 그녀. 청년마을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도 전에 강화도의 청년집단 '강화유니버스'에 참여했고, 제주도에서 2달간 게스트하우스의 스탭으로 머물며 살아본 적도 있었다. 아웃바운더 프로그램에 신청할 때는 어느 지역으로 가야할지 고민이 있던 시기였다.
고정적 수입이 있지도 않았고, 주말마다 대전 부모님댁에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매주 토요일 총 8회차의 프로그램에 신청한다는 건 큰 용기였다. 하지만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이 이끌어 신청했고, 로컬의 삶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매주 워크샵을 나눌 수 있었기에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했을 거라고한다.
처음부터 대전으로
가야겠단 생각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고향이고, 가장 잘 알고
타지역 사람도 모이기 편한 곳이니
대전에 관심을 갖고 오게 되었죠.
특히 마치 MBTI처럼 내게 맞는 로컬에서의 삶의 유형을 진단해보던 첫 시간과 그녀가 가장 하고싶은 일과 닮아있는 일을 이미 하고 있던 부산 기장의 로컬바이로컬의 홍순연 대표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단다. 또한 동료들이 뽑아준 '최고동료상'을 받았던 것은 기분 좋은 추억 중 하나! 그때받은 지원금으로 준비 중이었던 지원사업 업무에 필요한 맥용 한컴오피스를 구매하기도.
가장 유익했던 건 현장탐방이다. 대전의 어은동과 궁동에서 주민들과 함께 동네를 만들어가는 윙윙 이태호 대표님을 만난 것. 마을 내 여러 회사들이 마을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대전에서 가치있는 일을 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어서 함께 협업하고싶다'란 꿈을 꾸기도 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로컬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브랜드를 선보이고 싶다는 그녀. 사람을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ENFJ답게 사진작가 활동과 스튜디오 오픈, 프리랜서를 위한 오피스 공간도 만들어보고싶단다.
고향이지만 오랜만에 찾은 대전이라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약하단 생각에 대전세종관광창업아카데미에서 예비창업자 청년과 함께 '해브클럽(해피무브클럽)'을 시작하기도 했다. 남을 위한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살고싶은 청년을 위한 모임이다.
최근에는 탈락하긴 했지만 대전내일청년센터의 기자단에도 지원했었다. 또 대전청년정책네트워크 '대청넷7기'에 지원해 현재 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다. 대전에서 거주하거나 일하거나 공부 중인 청년 70명 중 하나로 선발되어, 대전을 위한 청년정책을 나누는 자리라 열심히 참여 중이라고. 아참, 그리고 서울보다 대중교통이 부족하다고 느껴 운전면허를 꼭 따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선의와 열정의 ENFJ!)
그녀는 내가 가고자 하는 로컬에 대해 지역, 환경을 조사하고 이주 계획을 세우는 것은 지역에 대한 관심만으로는 혼자서 해내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꼭 로컬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듣길 권장한단다.
특히 무엇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로컬입문 프로그램은 당장 신청해야 할 대상 1호라는 그녀. 10점 만점의 10점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본인은 1기로 스타트를 끊었으니, 2기 3기.... 나아가 미래엔 100기까지 로컬 곳곳에서 아웃바운더와 함께 지역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녀.
경제적으로 안정되진 않아서
물질적으로는 수도권의 삶보다 부족해요.
하지만 나의 행복, 삶의 만족도는
지금이 훠얼씬 높답니다.
아직은 대전에서 성장형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 이사짐 정리도 채 끝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활동이 가득이다. 대전에서 로컬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그녀의 미래가 기대된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현실적인 창업가인 동시에, 사람들과 끝없이 교류하고 집단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숙명이니까.
주어진 환경(인바운드)을 넘어,
더 나은 삶의 가능성과 기회를 찾아
과감히 살고 있는 환경 밖으로
용기있게 나아가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아웃바운더’라고 부릅니다.
아웃바운더는 비커넥트랩이 운영하는 'CITY TO LOCAL - 지역 교류 프로그램'입니다.
참가자들은 'CHOOSE YOUR SECOND HOMETOWN!'이라는 슬로건 아래, 가장 자기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지역을 발굴하고, 연고를 맺고, 이주 계획과 그곳에서의 삶을 미리 준비해봅니다. 지역과 청년마을에는 관계인구와 청년인구 유입의 기회가 되기도 하구요.
도시의 틀을 벗어나 나다운 삶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면, 아웃바운더 로컬 라이프 플래닝 워크샵을 살펴보세요. 그럼 비커넥트랩은 앞으로도 아웃바운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이주를 진행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